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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기의 한반도 테라포밍] 더 이상 국가정보 업무 방치하지 말자
국정원은 대통령의 눈·귀·손발이 되는 유일한 조직
조직 내 좌파 척결도 못하고 오히려 휘둘리는 상황
차라리 국정원 해체 후 새로운 정보기관 신설해야
박진기 필진페이지 + 입력 2023-12-01 06:31:20
 
▲ 박진기 K-정책플랫폼 연구위원·한림국제대학원대 겸임교수
연일 국가정보원 운영과 인사 혼선을 두고 말이 많다. 2022년 5월 정부 출범 이후 최우선으로 했어야 할 일은 망가질 때로 망가진 국정원을 최고 정보기관으로 복원시키는 것이었다. 복잡해진 국제상황 속에서 국가안보를 보장하고 주적 북한과의 정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국정원 내에 똬리를 틀고 있는 ‘좌익 세력’과 영혼 없이 그들에게 부역한 ‘회색분자들’을 즉각 발본색원하지 못하고 정권 교체 2년이 다 되어 가도록 무능력한 인사들에게 맡겨 놓음으로써 국정원은 사실상 통제 불능으로 방기(放棄)된 상태였다.
 
국정원 내 좌익 세력 척결조차 제대로 못 하고 있는 것은 김대중·노무현 정권에 이어 문재인정부를 거치면서 국정원 내에 심어진 거대한 좌익 세력의 조직적 반발 때문이었다. 신임 국정원장, 기조실장, 1·2·3차장 등 정무직 공무원들은 좌익 세력에게 휘둘리고 있었을 뿐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미 문 정부에서 국정원법을 개정하여 ‘국내 정보활동’을 중단시켜 놓은 상태에서 ‘방첩 업무’조차 이제 곧 경찰로 완전 이관될 예정이다. 그러니 국가정보원 전체 인원은 지금껏 무엇을 했으며 앞으로는 과연 무슨 일을 할 수 있는 조직인지 그 존재 의미조차 모를 지경이다.
 
결국 대통령은 이달 26일 김규현 국정원장을 해임시켰다. 그리고 권춘택 1차장(해외 담당)과 김수연 2차장(대북 담당)도 홍장원 및 황원진 국정원장 특별보좌관으로 교체했다. 국정원장 후임으로는 원장이 공식 부임할 때까지 홍장원 1차장이 직무대행을 한다. 그런데 정작 김 원장을 지근거리에서 ‘특별히 보좌’했다던 홍장원 신임 1차장과 황원진 신임 2차장은 원장이 해임당할 때까지 무엇을 했던가? 홍장원 원장 직무대행은 11월29일 새벽에 ‘긴급 전체부서장회의’를 개최했다고 한다.
 
당초 김규현 원장은 외교관 출신으로 정보기관에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었다. 게다가 원장이 국정원의 얼굴이라면 사실상 국정원 최고의 실세인 ‘기조실장’으로 부임했던 검사 출신 ‘조상준’도 업무 부적응으로 출근도 안하는 초유의 사태를 벌이다가 퇴직하였고 올 6월에도 언론에 보도될 만큼 심각한 인사 파동도 있었음에도 수뇌부들은 아직껏 그 수습도 못했다.
 
정권이 바뀌면 제일 먼저 장악을 해야 하는 정보기관을 왜 기본적인 통제조차 못하고 있을까? 근본적 원인은 국가정보원이 국정운영에 얼마나 많은 도움을 주는 조직인지 모르는 現 정부의 안일한 인식일 것이다. 사실상 그러한 무관심 속에 국정원 바로세우기가 아닌 부적격자를 주요 직위에 임명하였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현재와 같은 국내 정보활동 및 방첩업무 불가 상태로는 더 이상 정보기관의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 조직 장악 실패·인사 및 보직 실패·좌익에 빌붙었던 국정원 직원들에 의한 잦은 내부정보 유출 등 통수권자의 말이 안 먹히는 통제 불능의 기관이 되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박근혜정부 시절 ‘국정원 댓글 수사팀장’을 맡았다가 좌천된 기억이 있어 국정원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부 부처 중 하나인 검찰청 검사일 때와 국가를 총괄 운영하는 대통령이 된 지금의 입장은 분명 다르다. 국정원은 대통령을 둘러싸고 있는 ‘문고리들’로부터 대통령의 눈과 귀, 때로는 손발이 되어 주는 ‘유일한 조직’이다.
 
무엇보다도 정보기관 소속 정보요원은 모두 공무원의 신분이지만 100% 합법적 일만 수행하는 게 아니라 국가안보를 위해 ‘합목적성’에 따라 임무를 수행한다. 사후 그 책임만 질뿐이며 그것이 숙명이다. 세계 어느 나라든 약간의 차이는 있겠으나 그 특성은 다르지 않다. 합법적이 아닌 합목적성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은 국가의 존망이 걸린 정보작전의 세계에서는 합법적 행위를 따지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이기 때문이다.
 
이번 압도적 표 차이에 의한 부산 엑스포 선정 실패를 두고서도 ‘사전 정보판단 실패’에 대해 말이 많다. 국정원은 첩보 수집 및 정보판단을 하기는 한 것인가. 정부 출범 2년차, 그리고 불과 몇 개월 후면 대한민국의 명운을 결정할 총선이 기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인공위성 발사 성공을 기반으로 무력시위를 한층 더 강화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 국가정보원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대로라면 바로 서기는 영영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김대중정부 시절 ‘정보는 국력이다’로 바뀐 이래 수차례 바뀐 원훈이 이제야 제자리로 돌아왔다.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 정보기관의 임무와 목표를 정확히 표현한 문구다.
  
정보기관은 그런 것이다. 세상엔 법대로만 할 수 없는 일이 아주 많다. 국가의 존망이 걸린 일들은 더욱 그러하다. 그 일을 하는 것이 바로 정보기관이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매일 목숨을 걸고 임무를 수행할 요원들만이 필요하다. 과연 신임 정무직들은 그 일을 해낼 수 있을까. 어찌 보면 규모가 작더라도 보다 수준 높은 전문가들로 구성된 새로운 정보기관 창설이 더욱 요구되는 시점이다. 더 이상 국가정보 업무를 방치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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