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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승룡의 와인이야기] 독일엔 달달한 화이트 와인만 있나?
어승룡 필진페이지 + 입력 2023-11-30 06:31:20
 
▲ 승룡 와인칼럼니스트·문화평론가
독일 와인의 역사는기원전 100세기, 고대 로마시대로부터 비롯되어중세시대에는 수도원을 중심으로 포도원들이 운영되었다수도사들은 포도나무를 정성을 다해 재배하였고 와인을 만들었다.
 
독일이 리슬링의 나라가 된 것은 1720년 라인가우에 리즐링을 대량으로 심은 것을 계기로 리즐링 한 가지 품종만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이런 영향으로 독일은 세계 최고의 리즐링 와인 생산국이 되었다.
 
이처럼 독일 와인이 독특한 맛과 향을 낼 수 있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토양의 구조와 기후 덕분이다. 포도 재배의 북방 한계점에 위치한 독일은 날씨가 춥고 일조량이 많지 않아 포도가 잘 자랄 수 있는 남서쪽 라인강가의 가파른 언덕지대에서 화이트 와인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독일 화이트와인 중 라인과 모젤 와인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독일의 와이너리들에선 알코올 함량이 8~11% 정도로 알콜 도수는 낮지만 달콤하고 섬세하며 절묘한 균형감을 지닌 매력적인 화이트 와인을 만들고 있다. 
 
다른 와인 생산국들도 리즐링 품종을 재배하여 같은 풍미의 와인들을 만들려고 노력했지만 맛과 향을 흉내 낼 수는 없었다. 독일의 리즐링 와인은 값도 저렴해 대중적으로 가장 마시기 좋은 와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와인병의 디자인은 가늘고 긴 병에 담겨져 있는 경우가 많으며 라인 와인은 갈색 병에, 모젤 와인은 녹색 병에 병입해 판매하고 있다. 또한 프렌치 패러독스(프랑스인의 심장병 사망률이 낮은 것이 레드와인 때문이라는 현상)로 레드 와인이 선호되면서 생산 비율이 증가해 현재 약 30% 정도의 와이너리에서 레드 와인을 만들고 있다.
 
독일은 와인 잔당량을 와인 라벨에 표시한다. ‘트로켄(Trocken)’이라고 표시되는 와인은 잔당이 9g/L 이하의 드라이 와인이라 뜻이다. 라인가우 지역에서 손 수확한 드라이 와인은 ‘젤렉시온(Selection)’이라고 표시한다. 프랭키쉬 트로켄(Fränkisch Trocken)은 프랑켄 지역에서 양조된 잔당 5g/L 미만의 매우 드라이한 와인에 표시한다. 
 
할프트로켄(Halbtrocken)은 잔당이 18g/L 이하의 약간 달콤한 와인이다. 잔당 15g/L 이하인 경우 클라식(Classic)이라고 표시하기도 한다. 모젤강 유역의 몇몇  와이너리에선 파인헤르프(Feinherb)라고 표시하기도 한다.
 
리블리히(Lieblich)는 잔당 45g/L 이하의 스위트 와인을 의미하고, 밀트(Mild)는 리블리히에 비해 단맛이 강하고 신맛이 약한 스위트 와인이다. 쥐스(Süss)는 잔당 45g/L 이상의 매우 달콤한 와인에 표시한다. 
 
▲ 독특한 병 모양을 가진 독일 프랑켄 와인. 필자 제공
 
1971년 독일 와인의 등급 관련법이 제정되었고, 여러차례 개정이 있었다. 최상급을 ‘프레디카츠바인(Prädikatswein)’이라 부른다. 프레디카츠바인은 가당을 하지 않은 와인으로 포도의 익은 정도에 따라 6단계로 나눈다. 
 
프레디카츠바인의 가장 아래 등급인 카비네트(Kabinett)는 가장 가벼운 스타일의 리즐링 와인으로 드라이에서 오프 드라이 와인까지 다양하다. 슈페틀레제(Spatlese)는 늦수확 포도라는 뜻으로 카비네트보다 달콤하지만 트로켄이라고 표시되어 있다면 드라이한 와인으로 알콤 함량이 높다는 의미다.
 
아우스레제(Auslese)는 조금 더 익은 포도를 선별 수확해 만든 와인으로 잔당  191~260g/L의 포도로 만든 특급 와인이다. 
 
베렌아우슬레제(BA·Beerenauslese)는 포도알을 선별해서 만든 특상품 와인으로 귀부 포도로 만들기 때문에 매우 희귀한 와인으로 보통 350ml 병에 병입해 판매한다.
 
트로켄베렌아우슬레제(TBA; Trockenbeerenauslese)은 마른 포도를 선별 수확해 만든 와인으로 프레디카츠바인 중에 가장 귀하고 매우 달콤한 와인이다. 
 
아이스바인(Eiswein)은 포도나무에서 말라서 얼어 있는 포도로 만든 와인이다. 잔당 260g/L 이상의 포도로 만들어 와인 입문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매우 달콤한 디저트 와인이다.
 
독일은 포도의 낮은 당분 함량과 높은 산도의 균형을 위해 ‘쥐스레제르베’라는 병입 직전의 와인에 발효 전의 포도과즙을 첨가하는 방법을 사용하여 신맛과 단맛의 조화가 있는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기도 한다. 또는 발효 전 상태의 포도주스에 설탕을 넣어서 와인의 알콜 함량을 높이기도 한다. 하지만 고급 와인에는 설탕을 넣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이렇게 설탕이나 포도주스를 넣은 와인의 등급은 아래와 같다.
 
크발리테츠바인 베쉬팀터 안바우게비테(Qualitatswein bestimmter Anbaugebiete·QbA)는 특정 지역에서 생산되는 고급 와인이란 뜻으로 법률로 정한 13개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이다. 독일 와인 중 가장 생산량이 많다. 기상 상황이 좋지 않은 해에는 알코올 농도를 높이기 위해 허가를 받은 후 설탕을 첨가할 수 있고, 보관한 포도주스도 넣을 수 있다. 
 
프레디카츠바인과 크발리테츠바인 중 포도밭에 등급을 표시하는 자율적인 협회를 VDP(Verband Deutscher Prädikatsweingüter)라고 한다. VDP는 5개 등급으로 포도밭을 구분하고 있다.
 
구츠바인(Gutswein)은 가장 아래 등급의 포도밭으로 마을 또는 지역 이름을 표시한다. 오르츠바인(Ortswein)은 마을 단위의 고급 포도밭에서 생산된 와인이다. 예스터 라게(Erste Lage)는 1등급 포도밭으로, 평가단에 의해 인증된다. 그로스 라게(Grosse Lage)는 최상급 포도밭에 표시한다. 시음 평가단의 인증을 거친 와인 생산지다. 그로스 게벡스(GG·Grosses Gewachs)는 ‘그로스 라게’ 포도밭에서 생산된 드라이 와인에 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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