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3일째, 하마스 인질 17명·이 구금자 39명 맞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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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국적자 탓에 양측 인질 국적에 혼선
하마스 “팔 석방자 늘리면 휴전 연장 원해
이, 연장 언급 삼가고 인질 구출만 강조

김학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1-27 15:44:46

▲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휴전한 지 3일째인 26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석방된 인질을 태운 헬기가 이스라엘 중부 페타티크바에서 주민들에게 환영받고 있다. 이날 하마스는 총 17명의 인질을 석방했다. 페타티크바·AP=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휴전 3일째인 26일(현지시간) 하마스가 17명의 인질을 석방했다. 이스라엘도 팔레스타인 구금자 39명을 풀어줬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 석방자 수를 늘리면 휴전을 연장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가자지구에서 인질 17명을 성공적으로 이송했다고 발표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인 13명·태국인 3명·러시아인 1명 등 총 17명을 ICRC에 인도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방위군(IDF)도 ICRC를 통해 총 17명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과 정보기관 신베트는 17명 중 13명을 이집트 라파 국경 검문소가 아닌 가자지구 중부 분리 장벽에서 넘겨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들 중 12명의 건강 상태를 인근 공군 기지에서 점검했고 나머지 1명을 헬기로 병원에 후송했다.

나머지 4명 중 태국인 3명과 러시아·이스라엘 이중국적자 1명 등 나머지 4명은 라파 국경 검문소를 통해 이스라엘로 인계됐다.

한때 양측은 풀려난 인질의 국적과 관련해 혼선을 빚었다. 러시아·이스라엘 이중국적자 1명을 두고 하마스는 러시아인으로, 이스라엘은 자국민으로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교정 당국은 교도소에 구금됐던 팔레스타인인 39명을 석방했다고 밝혔다. 이들 39명은 모두 10대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석방된 인질 가운데 자국민이 포함됐다고 발표했다. 애비게일 이단(4)은 휴전 개시 후 첫 미국 국적 석방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긴급 대국민 연설에서 “네 살배기 미국인 애비게일이 오늘 가자에서 풀려난 13명의 인질 가운데 한 명”이라고 알렸다.

또한 그는 “인질을 추가로 석방하기 위해 임시 휴전을 연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번 휴전을 내일 이후까지 이어가 더 많은 인질이 풀려나고 인도주의적이 도움이 가자지구에 닿는 것이 목표”라고 확인했다.

하마스도 성명을 통해 “4일간의 휴전이 종료된 후 이를 연장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인도주의적 휴전에 관한 합의문에 명시된 대로 석방되는 이들의 수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 26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의 요르단강 서안지구 라말라 주민들이 이스라엘에 구금됐다가 이날 풀려난 이를 목말 태워 행진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날 팔레스타인인 39명을 석방했다. 라말라·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은 인질 귀환에 무게를 실으면서도 끝까지 하마스 축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개전 후 처음으로 가자지구를 찾아 장병들을 만났다. 그는 “하마스 제거, 모든 인질의 귀환, 가자지구가 이스라엘의 위협이 되지 않도록 보장하는 것 등 세 가지가 목표가 있다”라며 “우리는 인질을 모두 돌려받기 위해 노력 중이며 결국 모두 귀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도 “모든 인질이 가능한 한 빨리 귀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휴전이 끝나는 즉시 하마스와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일시 휴전 이후 가자지구 군사작전 재개 승인을 위한 전황 평가도 진행했다.

앞서 양측은 하마스가 인질 50명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구금자 150명을 각각 석방하는 조건으로 25일 오전 7시부터 나흘간 휴전에 들어갔다.

하마스는 휴전 첫날(24일) 이스라엘인 13명과 외국인 11명을 풀어줬고, 둘째 날(25일) 이스라엘인 13명과 외국인 4명을 석방했다.

이스라엘도 휴전 첫날 39명·둘째 날 39명 등 총 78명의 팔레스타인 구금자를 집으로 돌려 보냈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인질과 구금자 교환 등을 조건으로 24일 오전 7시부터 나흘간 휴전에 들어갔다. 원래대로면 28일 오전 7시에 휴전이 끝날 예정이다.

앞서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가 최소 50명 석방에 더해 10명을 추가 석방할 때마다 교전 중단 기간에 하루가 추가된다고 발표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팔레스타인 구금자를 더 석방시키려는 포석으로 분석했다.

하마스와 가까운 한 소식통은 TOI에 “하마스는 현재의 휴전 상태를 2~4일 연장할 용의가 있다”라며 “이스라엘 포로를 20~40명 (추가) 석방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각료회의에서 하마스와의 협상안을 승인하면서 휴전 기간을 최장 10일로, 석방할 팔레스타인 구금자 수를 최대 300명으로 못 박았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역시 이날 NBC·CNN 등에 출연해 휴전 연장 가능성에 관해 “이스라엘은 이미 하마스가 인질을 10명씩 추가 석방하면 하루씩 휴전을 연장하는 데 동의했다”라며 “그런 면에서 공은 하마스에 넘어갔다. 휴전 연장을 원하면 인질 석방을 이어가면 된다”라고 강조했다.

김학형 기자 h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