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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옥의 열사일침(烈士一鍼)] 작은 것 16조각, 큰 것 18조각 그리고 사형 폐지
정창옥 필진페이지 + 입력 2023-11-27 06:31:10
 
▲ 정창옥 길위의학교 긍정의힘 단장
만약 내가 살아남는다면 인생의 단 1초도 낭비하지 않을 것이다.”
 
1848마르크스와 엥겔스가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는 공산당선언을 선포하며 유럽 혁명은 시작되었다. 그 틈을 타 러시아의 니콜라이 1세는 유럽의 헌병을 자처하며 자유주의와 민족주의를 탄압했다. 그리고 이에 저항한 페트라셉스키 청년혁명가 23명을 체포해 사형을 선고한다.
 
영하 50가 넘는 시베리아 형무소. 총살형에 처해질 한 청년에게 유언을 남길 마지막 5분이 주어졌다. 청년은 먼저 2분 동안 가족과 친구를 위해 기도했다. 그리고 자신을 돌아보는 기도를 하자 또 2분이 흘렀다. 마지막 1, 청년은 처음으로 세상의 소중함을 느꼈다. “살고 싶다. 살고 싶다. 진정 살고 싶다.” 병사들이 총을 장전하는 철컥소리가 저승사자의 명령처럼 들려온 그 순간, 갑자기 사형을 멈추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니콜라이 1세의 특사였다. 사실 니콜라이 황제는 혁명 놀음을 하겠다고 설치는 청년들을 혼내 주려는 처형 쇼를 한 것이었다. 처형을 앞뒀던 그 청년은 훗날 러시아의 대문호가 된 도스토옙스키였다.
 
이란 정부는 1월 반정부 시위를 하던 청년 4명을 붙잡아 사형을 선고하고 불과 4일 만에 처형했다. 반정부 집회에 참가한 519명이 진압 과정에서 사망했으며 체포된 2만 명 가운데 111명에 대해선 사형선고가 임박해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10년동안 1243건의 사형을 집행했다. 문제는 정당한 절차와 공정한 재판을 거치지 않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며 인권운동가와 여성인권운동가를 사형시켰다는 점이다. 그로 인해 국제인권단체는 사우디가 신청한 2030년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반대한다. 엑스포 후보지인 한국(부산)과 이탈리(로마)는 내심 쾌재를 부르며 사형제 폐지 굳히기에 나설 것인가?
 
1010일은 세계 사형 반대의 날이고 1130일은 세계 사형 폐지의 날이다지난해 12월 유엔총회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사형제 모라토리엄결의안에 찬성했다. 문재인정부 이후 두 번째다. 이날 총 184개국이 표결에 참여해 프랑스·한국 등 125개국이 사형에 반대하고 미국·일본 등 37개국은 찬성했다. ‘사형제 모라토리엄은 사형을 폐지하자는 선언이다. 한국 정부는 줄곧 기권하다 2020년 처음으로 찬성표를 던졌다.
 
우리나라 사형수는 59명이지만 1997년부터 현재까지 26년 동안 사형집행이 없어 국제인권단체 엠네스티는 한국을 사실상 사형폐지 국가로 지정했다. 그러나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7.4명이 사형제도에 찬성표를 던졌고 반대는 2.2명에 불과했다.
▲유영철 연쇄살인범이 11명 여성을 토막살해한 스케치. 필자 제공
 
9월 사형수 유영철과 정형구가 대구교도소에서 서울구치소로 이감됐다. 강호순과 정두영 등 연쇄살인범들과 한솥밥을 먹게 된 것이다.
 
나 사이코인 것 몰라? 너 하나 죽여도 난 어차피 사형이야.” 교도관을 향해 겁박하며 가학적인 행위를 한 유영철은 20039월부터 20047월까지 20명을 연쇄 살해했다
 
절도와 경찰관 사칭·미성년 강간죄 등 전과 14범으로 20039월 전주교도소를 출소한 유영철은 불과 13일 만에 서울 강남에서 숙명여대 교수와 부인을 처음으로 살해한다. 보름 후 종로구에서 주차관리원 집에 침입해 남편과 아내와 지체장애 아들 등 3명을 34회나 강타해 잔인하게 살해한다. 한 달 후 잭나이프로 노점상의 얼굴·머리·목 등을 난자해 살해한다.
 
그리고 6개월동안 경찰관을 사칭해 무려 11명의 불법 성매매 여성들을 자신의 숙소로 유인한 뒤 잭나이프로 목을 자른 후 덩치가 크면 18조각, 작으면 16조각으로 토막낸다. 목을 자르고 머리카락을 고무줄로 묶은 뒤 화장실 휴지걸이에 매달아 피를 쫙 뺐다. 특히 자신의 몸을 보양한다며 뇌와 간을 믹서에 갈아 먹고 자궁·음부 등을 훼손했다.
 
11명의 무고한 여성을 쇠톱과 칼로 토막내는 전 과정 중엔 그가 가장 좋아한다는 반젤리스의 ‘낙원의 정복(Conquest of Paradise)’이 장업하게 숙소에 울려퍼졌다. 현재 그는 교도소에서 무소불위의 특권을 누리며 살고 있다. 그의 전처는 2013년 비구니가 되어 남편이 살해한 고인들의 명복을 비는데, 유영철은 20년 동안 감옥 안에서 스타처럼 살며 사형제 폐지가 확정되면 평생을 황제처럼 살다가 자연사할 것이다.
 
미국 시카고대 아이작 에를리히 교수는 사형이 집행될 때마다 살인 7~8건이 줄어든다며 사형제도를 찬성한다. 스텐퍼드대 존 도노휴 교수는 사형이 살인 범죄를 감소시킨다는 일치된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며 반대한다.
 
찬성 측은 확실한 통계를 제시했지만 반대 측은 명확한 결론이 없다. 그러는 사이 지금도 희대의 사이코들에 의해 무수한 생명들이 끔찍하게 살해되고 있다.
 
우리는 인권을 존중한다며 무분별한 사형에 반대한다. 잔혹한 흉악범은 그런 우리를 향해 미소지을 것이다. 국민 70% 이상이 사형제도를 시행하자는데 정부는 세계의 눈치를 보며 사형제 폐지를 만지작거린다. 우리는 언제까지 큰 것은 18조각, 작은 것은 16조각 내는 그 끔찍한 토막 살인을 또 봐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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