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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재세 역풍에 주가는 급락… 은행 순이익까지 급감 ‘한숨’
대출 확대에도 순이익 7조→5조4000억 원 급감… 이자이익 0.1% 소폭↑
‘횡재세’ 도입 은행주에 악재로 부각… “도입 시 1조5000억 원 부담 예상”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1-20 14:51:41
▲ 2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3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3분기 순이익은 5조4000억 원으로 전분기(7조 원) 대비 23.9%(1조6000억 원) 감소했다. 서울 시내의 한 건물 앞에 주요 은행 ATM이 나란히 설치돼 있는 모습. 이종원 대기자 ⓒ스카이데일리
 
국내은행의 순이익이 석 달 새 1조6000억 원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이자이익이 연초만큼 불어나지 못하고 비이자이익도 감소한 탓이다. 수익성이 질적으로 악화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주가 흐름도 하락세다. 정치권의 ‘횡재세’ 법안 등에 따라 외국인들이 순매도에 나서며 주가는 급락하고 있다. 정책 변수에 따라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3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3분기 순이익은 5조4000억 원으로 올해 2분기(7조 원) 대비 23.9%(1조6000억 원) 줄어들었다. 시중·지방·인터넷전문은행을 합친 일반은행은 3조6000억 원에서 4조2000억 원으로 14.3% 늘어난 반면 특수은행은 3조4000억 원에서 1조3000억 원으로 3분의 1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금감원은 대출 등 이자수익자산 증가로 이자이익이 소폭 증가했지만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평가·매매 손실 등으로 비이자이익이 대폭 줄어든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지분 손상차손 등으로 영업외손익이 주저앉은 점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구체적으로 보면 총자산이 얼마만큼의 이익을 벌어들이는가를 나타내는 총자산이익률(ROA)은 3분기 0.58%에 그치면서 전분기(0.78%)보다 0.20%p 내려갔다. 자기자본을 활용해 얼마나 벌었는가를 의미하는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0.65%에서 7.87%로 2.78%p 폭락했다.
 
이자이익도 예전만 하지 못했다.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14조8000억 원으로 2분기(14조7000억 원) 대비 0.1%(1000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대출 등에 힘입어 이자수익자산이 3119조8000억 원에서 3157조 원으로 1.2% 늘어나긴 했지만 작년 4분기 1.71%였던 순이자마진(NIM)이 1분기 1.68%·2분기·1.67%·3분기 1.63% 하락했던 것이 발목을 잡았다.
 
비이자이익 비중이 낮은 점도 여전했다. 국내은행은 3분기 8000억 원의 비이자이익을 거뒀다. 이자이익의 20분의 1 수준이다. 전분기(1조7000억 원) 대비로도 56.1%(9000억 원) 감소했다. 유가증권관련손익(1000억 원)과 외환·파생관련손익(5000억 원)은 각각 71%·53.1% 감소했고 수수료이익(1조3000억 원)과 신탁관련손익(3000억 원)은 전 분기와 유사했다.
 
▲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제공
 
이익 감소세에도 판매·관리비는 뛰었다. 국내은행의 3분기 판관비는 6조4000억 원으로 전 분기(6조3000억 원) 대비 1%(1000억 원) 불어났다. 이 중 급여·퇴직급여·복리후생비를 포함하는 인건비는 3조8000억 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물건비는 2조6000억 원이었다.
 
혹시 모를 리스크에 대비해 ‘곳간’도 가득 채웠다. 국내은행들은 3분기 2조 원의 대손비용을 쌓았다. 2분기 1조4000억 원을 채웠던 것보다 6000억 원 늘어난 규모다. 영업외손익도 산업은행의 투자지분 손상환입 등에 따른 기저효과로 -2000억 원을 기록하면서 작년 4분기 이후 9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3분기 법인세 비용은 1조6000억 원으로 여전히 컸다.
 
금감원은 국내은행의 순이익이 금리 상승 및 이자수익자산 증가 등으로 확대돼 왔지만 올해 들어 NIM·ROA·ROE 등 지표가 하락하는 등 수익성이 점차 둔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금리 상황 장기화 및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 등에 따라 향후 은행의 대손비용 부담도 증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에 은행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등을 통해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유도하겠”고 말했다.
 
정치권 ‘횡제세’ 부담에 외국인 ‘팔자’ 행렬
 
주가도 바닥을 찍고 있다. 주요 은행 10개를 담고 있는 KRX 은행 지수는 최근 한 달간(10월18일~11월17일) 2.5% 내려갔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0.3% 오른 것과 비교하면 부진하다고 볼 수 있다. 대출에 힘입어 고점을 찍었던 1월 대비로는 10% 이상 주저앉았다.
 
‘경영 리스크’ 등에 따라 변동성이 커진 카카오뱅크(+3.5%)를 제외하면 은행들 모두 주가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한 달간 하나금융 주가는 4만4000원에서 4만1600원으로 5.5% 급감하며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 이 기간 5.4%(5만7700원→5만4600원) 내린 KB금융이 뒤를 이었다. 그밖에 JB금융지주(-3.8%)·기업은행(-3.3%)·BNK금융지주(-2.1%)·DGB금융지주(-1.9%)·우리금융지주(-1.7%)·신한지주(-0.8%) 등도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 은행주 밸류에이션, 주가상승률, 투자주체별 매매 동향. 자료=하나증권 제공
 
증권가는 정치권에서 준비하고 있는 금융권 ‘횡재세’ 도입 등이 은행주 투자 매력을 깎고 있다고 보고 있다. 14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금융사가 고금리 덕에 벌어들인 초과 이익의 일부를 부담금의 형태로 환수하는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부담금 관리 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5년간 평균 순이자수익의 120%를 초과하는 순이자수익을 얻을 경우 초과 이익의 4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상생금융 기여금’을 내도록 하는  것이골자다.
 
정부·여당의 입장도 거의 비슷하다. 횡재세 법안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긴 했지만 은행권의 초과 이익을 환수하는 것에 동의하며 상생금융 지원을 유도하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은 10월30일 소상공인 등과 만난 자리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은행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고 말하면서 한숨을 쉬고 있다”고 은행의 고금리 이자장사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관치금융’ 우려에 외국인은 ‘팔자’ 행렬에 나섰다. 최근 일주일간(11월10~17일) 외국인은 KB금융을 347억 원 순매도했다. 전체 종목 중 8번째로 많은 규모였다. 기업은행(-69억 원)·BNK금융지주(-35억 원)·신한지주(-20억 원)·하나금융(-16억 원) 등도 팔아치웠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횡재세 법안을 시행할 경우 금융지주 내 은행들이 부담하는 횡재세 규모는 약 1조5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그룹 세전이익의 약 6.3% 규모다. 2021년과 2022년 이자이익이 각각 12.6%와 22.6% 급증해 횡재세 규모가 크게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정치권에서 이견들이 있지만 여야를 떠나 은행의 사회적 책임 확대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돼 있는 만큼 횡재세 법안이 아니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은행 초과이익 회수에 대한 움직임이 발현될 공산이 크다”며 “규모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규제 우려가 계속 부각되고 있다는 점은 은행주 센티멘트(투자심리)에 부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어떤 형태로든 연내 은행 초과이익 대책이 나올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한동안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정책 변수에 따라 은행 센티멘트가 좌우될 수밖에 환경이라는 점에서 모멘텀 부재 현상이 계속될 수밖에 없고 투자심리 약화 현상으로 인해 은행주는 당분간 쉬어가는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존 의견을 계속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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