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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석칼럼] 송현동 이승만기념관은 왜 신의 한 수인가
조선시대 유적으로 둘러싸인 서울 도심 탈바꿈 계기
건국·부국 상징하는 대한민국 대표 기념관 등장
결단 내린 오세훈 시장은 대권 도전의 뜻 알려
조우석 필진페이지 + 입력 2023-11-21 06:31:10
 
▲ 조우석 평론가·전 KBS 이사
대반전이다스포츠 경기라면 다크호스의 승리라고 할 것이다특히 이번은 출전 선수의 명단에도 없던 사람이 등판해 뜻밖의 결과를 만들어낸 케이스다이승만대통령기념관 건립 부지로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이 사실상 낙점된 게 요즘 화제다그동안 검토됐던 후보지 5~6곳을 제치고 당초 거론 대상도 아니었던 송현동이 막판 역전을 한 셈이다.
 
결과적으로 절묘한 선택이고 신의 한 수로 평가된다. 4년 뒤 이승만기념관이 우뚝 설 경우 지금까지 조선왕조 시대의 상징물로 채워졌던 서울 도심의 면모가 탈바꿈할 것이란 기대감부터 그렇다. ‘대한민국 없는 서울 도심의 한계가 결정적으로 보완된다는 뜻이다송현동 승리의 앞뒤 배경은 이렇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승만기념관 건립 부지로 서울의 마지막 도심 명당으로 지목되던 송현동 땅을 지목했다. 9일 이승만기념관 건립 추진위원들과의 모임에서 그걸 첫 공식화한 것이다그는 “시민들 사이에서 이승만기념관이 들어서야 송현동 부지가 더 멋진 공간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지지해 주는 여론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일단 언급했다.
 
듣기에 따라 다소 애매한 표현이다그건 자신이 자기 말을 바꾸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반영할 뿐 실은 송현동 부지 적극 지지를 밝혔다는 게 그 자리에 참석했던 건립추진위원 인보길 뉴데일리 회장의 말이다. 5월 오 시장은 송현동에 이건희미술관 외에 다른 시설을 짓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6개월 만의 입장 번복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이후 막상 전체 상황을 살펴보니 송현동 땅만한 적지가 없다는 판단이 우선이다그렇기 때문에 시민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밟겠지만자신은 추진위원 사이의 합의를 존중할 겸 송현동에 손을 들어 줬다는 뜻도 있다더욱이 이건희미술관을 밀어내는 뺄셈의 개념이 아니다송현동이란 도심 명소에 이승만기념관과 이건희미술관이 공존하는 멋진 그림이다.
 
서울시 소유인 송현동 땅은 37000서울시청 앞 광장의 무려 3배 규모다정치와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모자람이 없다그 이전에 검토됐던 배재학당 터·이화장·한성감옥 터(지금의 영풍문고 자리등이나 용산공원은 송현동의 위용 앞에 밀릴 수밖에 없었다접근성·상징성 등에서 워낙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배재학당 터는 너무 좁은 데다가 빌딩 속의 섬에 불과하며용산공원은 기념관을 숲속에 숨겨두겠다는 얘기에 불과하다송현동의 진짜 매력은 역사성이다본래 이 땅은 조선 왕가 소유였지만 1948년 초대 대통령 이승만이 그들을 설득해 주한미국대사관 직원들의 숙소 부지로 만들었다해방 당시 미 대사관 직원들이 기반시설이 없는 서울 근무를 꺼려했던 게 발단이었다.
 
그런 그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송현동 땅을 선제적으로 제공했다. 따라서 70년 세월을 훌쩍 넘긴 지금 이승만이 마련했던 땅에 그 자신의 기념관이 들어서는 건 뭔가 역사의 놀라운 조홧속이 아닌가 싶다. 무엇보다 이승만기념관을 경복궁 동편에 세우면 제헌의회 의사당, 건국 선포의 현장, 최초의 행정부 청사경무대·청와대 근처가 이 새로운 랜드마크를 중심으로 한 방에 정렬되는 효과가 크다가히 화룡점정이다.
 
언론인 류근일의 말대로 조선왕조독립협회만민공동회독립운동대한민국근대화선진화로 이어지는 100여 년 역사의 파노라마가 펼쳐지는 최상의 그림이다사실 광화문은 세종대왕·이순신 동상 등 조선시대 왕과 장군이 점령하다시피한 정체불명의 공간이었다화폐 인물도 퇴계(1000원 권율곡(5000원 권세종대왕(1만 원권신사임당(5만 원권등이라서 조선시대 성리학자와 왕 그리고 사대부 여인이 차지한 셈이다.
 
오죽하면 21세기 지금이 대한민국 시대가 아니고 조선왕조 후기란 말이 나올까그건 공간 배치의 차원을 넘어 건국 이래 대한민국 체제 위기를 상징한다는 게 내 판단이다그런 점에서 송현동 이승만기념관 건립은 신의 한 수다이명박의 청계천을 뛰어넘는 오세훈의 대권 의지를 확인하는 건 물론이고대한민국이란 상징 자본의 위대한 등장이 맞다.
 
고백하지만 4월 필자는 유튜브 방송에서 송현동 땅을 띄운 바 있다미술관 부지로만 여겼던 곳의 용도 변경을 첫 언급한 것이다그게 오늘의 결과에 기여했다는 데 자부심을 갖는다실은 3년 전에 들었던 전광훈 목사의 아이디어가 계기였다. “저 땅에 이승만기념관을 지어서 서울의 랜드마크로 삼겠다는 담대한 구상이었다그게 지금 우리 눈앞에서 구현되고 있으니 두루 감사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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