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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승룡의 와인이야기] 와인 평가는 색과 향 그리고 맛으로
어승룡 필진페이지 + 입력 2023-10-19 06:31:00
 
▲ 어승룡 와인칼럼니스트‧문화평론가
와인의 품질은 처음에는 와인의 색을 보고, 그 다음에는 와인의 향기, 마지막으로 와인의 맛을 통해 평가한다.
 
와인의 색을 평가하려면 와인잔의 다리 부분을 잡고 와인을 약 3분의 1정도만 따른다. 와인의 볼 부분을 잡으면 와인의 색을 제대로 볼 수 없고 잔이 얼룩지기 때문에 정확한 관찰이 힘들다. 
  
와인의 색상은 너무나도 아름다워 많은 사람들이 와인 색을 보석에 비유하기도 한다. 레드와인은 루비 색, 화이트와인은 황금색일 때 좋은 품질을 보여준다. 와인의 색은 사용된 포도 품종에 따라 그리고 기후나 지역 그리고 빈티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그 다음 와인의 투명도를 본다. 맑은 색으로 반짝거리며 빛이 난다면 이 와인은 상태가 좋은 것이다. 흐리거나 뿌옇다면 이 와인은 오래되었거나 보관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엔 와인잔을 흔들어서 디켄팅을 하고 향을 느낀다. 이때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와인 품종에 맞는 좋은 잔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다. 잔에 따라 잔을 흔들어서 하는 디켄팅도 다르고 향기를 느끼는 데 많은 차이가 있어 좋은 잔을 한두 개쯤은 갖고 있는 것이 좋다.
  
이렇게 와인잔을 돌려서 디켄팅 하는 것은 공기접촉을 통해 병속에 잠들어 있는 와인의 향을 깨우기 위해서다. 와인이 공기와의 접촉이 충분히 되면 최대한 코를 와인 잔 속으로 넣어 자신의 후각적인 감각을 한껏 살려 와인의 향기를 깊이 맡아 본다. 
  
잠에서 깬 와인은 그 속에 숨어 있었던 다양한 향을 발산한다. 이 과정에서 같은 포도품종의 와인이라도 환경에 따라 다양한 향기를 느낄 수 있기에 와인의 즐거움은 배가된다. 와인은 포도 이외에 다른 것을 넣지 않았음에도 지구상의 모든 향기가 화학적인 반응을 통해 나타난다.
  
와인의 향기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우리의 후각에서 인지된 향기가 뇌로 전달되어 기억과 감정을 자극하게 된다. 와인의 향기는 과거에 경험했거나 맡았던 냄새라든가 특정 장소와 추억들을 연상시킨다.
  
와인을 만들 때 사용되는 품종은 매우 다양하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품종만 해도 수백 가지가 된다. 우리가 자주 접하는 대표적인 포도 품종들의 향기들은 아래와 같다. 
 
화이트 와인
▶샤도네(Chardonnay) : 배, 사과, 파인애플, 멜론, 레몬, 바닐라, 클로버
▶게뷰르츠트레미너 (Gewurztraminer) : 장미, 꿀, 꽃향기, 리치향
▶리즐링(Riesling) : 녹색사과, 살구, 복숭아, 꿀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자몽, 레몬, 신선향 허브향, 잔디향, 연기, 부싯돌
  
레드 와인
▶까베르네 소비뇽 (Cabernet Sauvignon) : 나무, 시가, 민트, 블랙 커런트, 클로버, 계피향, 고추, 올리브, 쵸코렛, 크림향
▶가메(Gamay) : 신선한 딸기, 딸기소다, 계피 크림
▶그르나슈(Grenache) : 토양, 검은 후추, 자두, 커피, 매운향
▶메를로(Merlot) : 쵸코렛, 바이올릿, 오렌지, 자두, 블랙
▶피노 누아(Pinot Noir) : 나무연기, 습기찬 토양, 버섯, 딸기, 헛간냄새, 크림향
▶산지오베제(Sangiovese) : 담배, 연기, 매운향, 건포도
▶쉬라(Sirah) : 검은 후추, 블랙베리쨈, 블랙베리, 오렌지, 자두 
▶템프라니오(Tempranillo):  토양, 버섯, 나무
▶진판델(Zinfandel) : 라스베리, 쵸코렛, 블랙체리, 클로버. 검은후추
 
 
▲ 그림 필자 제공
 
와인의 색과 향을 통해 판단하는 것은 시각과 후각을 통해 기본적인 와인의 사전평가를 하는 셈이다. 진정한 평가는 와인의 맛을 통해 얻어질 수 있다. 후각으로 느낀 와인의 향기를 그대로 느끼면서 와인을 약간 마셔 본다. 
  
와인 맛의 비밀을 알아내려면 바로 삼키지 않고 와인을 입안 혀의 접촉 가능한 모든 부분에 닿을 수 있도록 입안에서 최대한 굴려 본다. 혀의 각 부분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맛을 느끼기 위해서다. 떫은맛의 탄닌은 뺨 뒤쪽에서 느껴지고 단맛은 혀끝에서 느껴진다. 알코올의 타는 듯한 느낌은 목 뒤쪽에서 느껴진다. 
  
이렇게 혀를 통한 다양한 맛을 느끼려면 오랜 기간 지속적인 시음을 통해서 향상될 수 있다. 처음 와인을 맛보면 떨떠름한 맛이나 단맛 정도만 판단 할 수 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다양한 와인을 마시면서 테스팅을 하다보면 혀의 인지능력은 상승하게 된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와인의 정확한 맛을 느끼고 판단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사전 지식을 알고 맛을 본다면 좀 더 손쉽게 맛을 느낄 수 있다. 
  
와인을 테스팅하는 방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와인 테스팅을 하려면 와인을 오픈하고 디켄팅을 어느 정도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와인의 색깔을 천천히 바라보고 나서 잔에 코를 깊이 넣고 향을 느껴본다. 그다음엔 입안에 와인을 문 채 입술을 오므리고 입으로 살짝 숨을 들이마신다. 그럼 “후르루” 하는 소리가 날것이다. 이는 공기와의 접촉을 통해 와인 아로마를 깊이 느끼기 위해서다. 물론 테스팅이 아닌 식사 장소에서 이렇게까지 테스팅 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혀로 와인을 굴리기도 하고 씹기도 하면서 와인의 풍미와 뉘앙스를 최대한 느끼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와인을 삼키고 난 후 부드럽고 천천히 코와 입을 통해 숨을 내쉬는 것을 잊지 말자. 목과 코를 연결하고 있는 코 뒤쪽의 통로에도 아로마를 느낄 수 있다. 와인을 삼키고 나서도 한동안 아로마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잘 숙성되고 좋은 와인일수록 더 다양하고 깊은 잔향이 오래 남는다. 이것을 우리는 피니쉬(Finish)라고 하는데 오래 여운이 남을수록, 즉 피니쉬가 좋은 와인을 훌륭한 와인이라고 말한다. 이 여운은 그 어떠한 술이나 음료에서도 느낄 수 없고 오직 와인만이 가진 최고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좋은 와인일수록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양한 맛과 향을 뿜어낸다. 와인을 마실 때 시간을 두고 천천히 마시도록 하자, 그러면 와인의 다양한 맛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와인 애호가들은 와인이 가지고 있는 오감을 즐긴다고 한다. 이 오감은 앞서 언급한 와인의 색을 통해 얻는 시각, 향으로 느끼는 후각 그리고 맛으로 느끼는 미각이 있다. 여기에 잔이 부딪칠 때 나는 크리스털 잔의 소리에서 느끼는 청각, 마시면서 목에서 오는 촉감까지 오감을 통해 와인을 즐긴다면 와인을 최대한 즐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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