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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원의 도란도란(道瀾道瀾)]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KIDA) 안보전략연구센터 연구위원
[인터뷰] “北이 러 군사위성기술 획득하면 ‘만리경’ 다는 격”
김정은·푸틴, 北 재래무기·러 첨단기술 맞교환 ‘위험한 거래’
北 군사정찰위성 보유 땐 美도 감시 가능… ICBM·핵잠 위협 현실화
中은 서방과 협력 불가피… 北·러와 군사동맹으로 발전 어려워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9-25 20:35:08
▲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이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아예 시력이 없는 북한에 러시아가 만리경(萬里鏡)을 달아 주려 한다. 군사정찰위성을 갖게 되면 북한은 한반도, 특히 남한의 육··공 군사활동과 한·미 안보 전략 자산 움직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안보전략연구센터 연구위원은 13일 열린 ·러 정상회담중 가장 관심이 쏠렸던 인공위성 협력관련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가진 회담은 4년 5개월 만의 김 위원장 해외 일정 중 가장 이목을 끈 빅 이벤트였다
 
우크라이나전쟁 장기화로 재래식 무기가 부족해 고전 중인 푸틴 대통령, 국제사회의 전방위적 대북제재 속에 핵무력을 완성해 온 김 위원장 사이의 접점. 구체적 합의 내용이 알려지진 않았으나 핵심은 자명해 보인다.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과 박격포·곡사포 등의 재래식 무기를 제공하고 러시아는 북한에 대해 인공위성 등 첨단군사기술 이전에 협력한다는 것이다.
 
대단히 위험한 거래다. 세계평화와 안정에 대한 도전으로 대량살상무기(WMD) 논란과 맞물린다. 양국의 이런 행보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도 정면 배치된다. 무엇보다 우리 안보에 미칠 영향이 치명적이다. 10월 중국의 제3일대일로 정상회의를 빌어 북··러 정상회담 개최가 예상되는 가운데 외교·안보 전문가 두진호 박사를 만났다
 
그는 북·러 우주협력에서 북한 5대 국방과업 완수의 계기를 읽어 냈다세부적으로 초음속 미사일 개발 전술핵무기 개발 초대형 핵탄두 개발 수중 및 지상 사거리 15000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핵잠수함과 수중발사(SLBM) 핵전략무기 개발 등이다. 두 박사에 따르면 “5대 핵심 무기에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 있다. 그 과업의 절반은 푸틴 대통령이 약속한 인공위성기술 협력에서 시작된다.”
 
-일부러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난 걸까? 5월과 8월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북한이 러시아의 도움으로 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한다면 어찌 될까?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을 했다는 의미를 매우 다층적으로 본다. 정치적 상징성이 크다. 2004년 한국과 러시아가 우주기술협정(대한민국정부와 러시아연방정부 간 외기권 탐색 및 평화적 목적 이용 분야에서의 협력에 관한 협정)’을 체결해 2년 후 발효됐다. 그 결과 한국은 인공위성과 우주발사체 및 지상 기반시설 관련 기술원조를 받을 수 있었고 20073월 러시아에 2명의 우주과학자(이소연·고산)를 파견했다.
 
이소연 박사는 2008년 소유즈 우주선으로 910일간 우주 탐사 임무를 수행한 최초의 우주인이 됐다. 여기에 이르는 과정이야말로 한국형 발사체 나로호(KSLV-1·20133차 발사 성공)에 이어 누리호(KSLV-2023년 3차 발사 성공) 발사의 토대다. 이렇게 한국 우주개발의 근간이 된 기술들을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해 주겠다는 것이다.
 
물론 어디까지 지원해 줄 것인지의 문제이긴 하다. 무서울 정도로 영민한 푸틴이 철저한 계산 하에 북한의 애가 닳도록 관리하리라 본다. 어쨌든 북한이 위성 자산 능력 보유하게 된다면 한국뿐 아니라 미국도 북한의 감시망에 들어간다. 심각한 위협이다. 아울러 북한 핵무력 완성의 뇌관으로 주목받고 있는 ‘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 ‘전술핵 추진 잠수함(전술핵을 탑재한 수중·수상 함선)’의 핵심기술 협력 등에 주목해야 한다.”
   
▲ 군사전문가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 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이번 김정은 위원장 러시아 방문의 정치적·군사적 의미를 정리한다면?
 
그의 동선을 유심히 따져 보자보스토치니 우주기지의 최신 로켓 안가라의 조립·시험동, ‘소유스2’ 우주로켓 발사 시설현재 건설 중인 안가라 발사 단지 등을 돌아봤다. ‘안가라 로켓은 ICBM 같은 기술을 활용하는 우주발사체다
 
이어 하바롭스크 주 콤소몰스크나아무레블라디보스토크 인근 크네비치 군 비행장에서 공중 자산 위주로 살폈다. TU계열 전략폭격기러시아가 자랑하는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 등 장거리 전략무기다전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
 
아울러 태평양함대 소속 대잠 호위함과 장거리 순항미사일 칼리브르’(종말단계에서 마하이상의 초음속으로 고기동 정밀 비행하는 미사일등을 살폈다결국 러시아판 삼축 체계에 ICBM·공중자산·SLBM의 핵심 전력을 다 확인한 셈이다요컨대 그는 러시아를 향한 전방위적 지지·협력을 천명했고 푸틴이 응한 것이다.
 
-러시아는 북한의 재래식 무기 및 군수품을 얼마나 필요로 할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포탄 수요를 감당하느라 고전 중이다러시아군 하루 사용 포탄이 약 5만 발우크라이나군 사용량의 10배 수준이다전쟁 발발 이래 20개월간 산술적으로 러시아가 최소 2000만~최대 3000만 발 정도 썼다는 계산이다이 엄청난 수요를 공급이 못 쫓아가는 것이다핵무기 등 제아무리 첨단 전력을 갖췄어도 전쟁이 지상전 양상으로 장기화되면 결국 중요한 게 포병 탄약 등 재래식 전력이라는 게 사실 이번 전쟁의 교훈 중 하나다.
 
러시아는 국제적으로 고립 상태지만 북한과 육상 연결로가 있다열차를 통해 탄약이나 각종 재래식무기 수송이 가능하다소련(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 연방) 시절 이래 북한과의 동맹관계는 1994년 보리스 옐친 대통령 시절 사문화됐으나 푸틴이 잊혀진 동맹이자 오랜 친구 북한을 끌어들였다북한은 현재 러시아에게 가장 이상적이고 합리적인 파트너다.
 
-러시아가 원하는 만큼의 포탄을 북한이 가지고 있다는 뜻인가?
 
공식적인 통계는 없다. 여러 자료를 종합하면 북한에 군산복합체가 200여 개 정도민수형 공장이 대략 100여 개 존재한다또한 최소 100만여 명·최대 200만여 명을 이들 군산복합체에 생산 인력으로 동원할 수 있다
 
북한은 앞으로 이들 군산복합체 플랜트를 가동하고 최신화시켜서 무기를 적극 생산해 러시아뿐 아니라 벨라루스·시리아·이란 등에도 수출하려 할 것이다이번 전쟁 특수를 이용해 군산복합체를 경제활성화로 연결할 수 있을 터라 북한으로선 매우 유리한 상황이다.”
  
▲ 군사전문가 두진호 연구위원. 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서방의 대러 제재와 한··일 3각 체제 강화로 북··러 밀착 등 신냉전 상황이 악화됐다는 분석이 있는데
 
그렇게 보기엔 우선 시간 순서가 안 맞는다러시아의 원인 제공이 먼저였다우크라이나전쟁이 발발하면서 글로벌 차원의 안보 상황은 결정적으로 변했다이에 대응하고자 한··일 안보협력을 강화한 것이다중국·러시아가 한 팀이 돼 미국과 경쟁하는 구도가 심화된 게 사실이다
 
인도·태평양에서 중·러는 5~10년 연합훈련을 지속해 왔다미국을 잠재적인 적으로 상정한 연합훈련이다그 대응으로 한··일 안보협력이 강화됐다·우 사태 때문에 북한 또한 기존의 중국·러시아가 구축한 플랫폼 안에서 유의미한 행위자로 자리 잡을 모양새다.
 
-이번 북·러 결합이 북··러 3각 안보동맹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나?
 
·장기적으로 볼 때 북··러가 미국에 맞선 플랫폼을 만들 것이다다만 현재 중국이 처한 외부 상황을 고려할 때 북··러 군사협력은 쉽지 않으리라 본다경제 역동성 저하, 악화일로의 청년실업률 등이 3연임째인 시진핑 주석의 정치적 입지를 조이고 있다
 
일대일로 역시 성과를 발휘하기 전 좌초될 위험이 높아졌다. 중국은 서방과의 협력이 필수 불가결한 마당에 제재 대상인 북한을 노골적으로 포용할 수 없다항저우 아시안게임 성공을 위한 평화 분위기 조성경제활성화 유도가 절실하다결국 북한과 러시아가 강한 협력관계로 나아가더라도 북··러 차원의 군사·안보 동맹은 어려우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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