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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만드는 사람들] 김의욱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장
김의욱 센터장 “봉사는 안녕이고 웰빙… 문화로 자리 잡아야”
자존감·리더십·신뢰감 향상… 나와 세상 바꾸는 변화의 힘
어렵고 힘든 일 아니라 즐거운 놀이 된다면 봉사도 지속될 것
‘전 국민 자원봉사 참여의 해’ 원년… 서로 돕는 대한민국 꿈꿔
임유이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6-29 00:05:00
▲ 임기 5개월째를 맞이한 김의욱 센터장은 개인이 괜찮은 상태가 되어야 사회도 괜찮은 상태가 된다고 말한다. Ⓒ스카이데일리
 
마술의 핵심은 상식을 깨뜨리는 데 있다. 상식 파괴가 즐거움을 만들어 내고 보람을 창출한다면 그것을 예술이라고 불러도 좋지 않을까. 작은 봉사를 통해 삶이 변화하는 마법이 일어난다면 봉사는 단순히 남을 돕는 일이 아니라 ‘삶의 예술’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광화문 소재 재단법인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는 자원봉사를 통해 개인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창의적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한창 업무로 바쁜 김의욱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장을 찾아 봉사란 무엇인지, 왜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는지 들어 보았다.
 
봉사는 존재적으로 괜찮은 상태가 되는 것
 
▲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의 마스코트 자봉이와 다정하게 포즈를 취한 김의욱 센터장. Ⓒ스카이데일리
 
안녕은 영어로 웰빙이라는 뜻입니다. 인사할 때 안녕하세요?’ 하는 것은 당신의 상태가 괜찮은가요?’ 묻는 것입니다. 봉사는 내 안에 있는 괜찮은 마음을 꺼내는 일이자 내 안의 사랑을 실제화시킴으로써 존재적으로 괜찮은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봉사가 곧 안녕이고, 웰빙인 것이죠.”
 
임기 5개월째를 맞이한 김의욱 센터장은 개인이 괜찮은 상태가 되어야 사회도 괜찮은 상태가 된다고 말한다. 그는 서울자원봉사센터장을 3년간 역임했고 그전에는 같은 곳에서 5년간 사무국장으로 있었다. 온몸으로 봉사의 세계를 통과한 봉사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저희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가 내건 슬로건이 모든 국민의 자원봉사 참여로 안녕한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것이지요.”
 
김 센터장에 의하면 영국에는 소셜 디스크립션이라는 치료 영역이 존재한다고 한다. 정신과 의사는 환자에게 먹는 약을 처방하기도 하지만 활동 처방도 한다. 사회적 처방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봉사활동이다. 방 안에 있는 사람을 밖으로 불러내어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했더니 우울증이 완화되더라는 것이다.
 
봉사는 능동적인 일입니다. 개인에게 자원봉사자 역할을 맡기면 자존감이 올라갑니다. 일종의 완장효과가 일어나는 것이지요. 사람 내부에 잠재된 사랑을 밖으로 꺼내 괜찮은 상태로 존재하도록 하는 게 우리의 역할입니다.”
 
볼런투어의 가장 큰 효과는 마음의 변화
 
▲ ‘태안 기름 유출 사고’로 불리는 삼성1호·허베이스피리트호 원유 유출 사고는 봉사에 대해 전 국민이 각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제공
 
 
자원봉사는 사회적 요구·개인적 욕구에 의해 실행된다. 출발은 다르지만 공적 과제를 다루는 것은 같다. 공적 지위를 부여받은 사람은 여행지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생각 없이 길을 나선 사람은 길에 쓰레기가 나뒹굴어도 좀처럼 그게 안 보인다. 하지만 줍깅을 하는 사람은 그게 어디에 숨어 있든 귀신같이 찾아낸다.
 
얼마 전 경상북도 자원봉사센터장이 의사·한의사·간호사들과 캄보디아로 의료 봉사를 떠났습니다. 목적은 봉사활동이지만 구성원 개인에게는 의미 있는 여행이 되었겠지요. 단순히 캄보디아로 놀러 간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경험을 하게 되니까요.”
 
볼런투어(voluntour)는 자원봉사를 뜻하는 볼런티어와 여행을 의미하는 투어가 합쳐진 말이다. 우리말로는 봉사여행이다. 볼런투어의 가장 큰 효과는 마음의 변화다. 봉사에 대해 전 국민이 각성하는 계기가 있었다. ‘태안 기름 유출 사고로 불리는 삼성1·허베이 스피릿 호 원유 유출 사고가 그것이다. 당시 대한민국 국민 123만 명이 자원봉사자로 나섰다.
 
그때 그 현장에 내가 있었다! 사람들은 아직도 그때의 일을 영웅담처럼 꺼내곤 합니다. 내 손길이 스친 곳은 결코 예사롭지 않습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다! 그래서 목적 있는 여행이 중요합니다.”
 
 
여행이 목적인 봉사? 봉사가 목적인 여행?
 
▲ ‘코리아둘레길- 평화의 길 고성A 코스’ 해안전망대로 내려서고 있는 탐방객들. 임유이 기자
 
봉사여행의 접근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여행길에 봉사를 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봉사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운영하는 ‘코리아둘레길’의 경우 여행 와서 봉사하는 이들이 있고,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를 통해 봉사를 위한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출발 경로는 다르지만 ‘봉사여행’이라는 동일한 지점에서 만나는 것이다.
 
성경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나와 있지만 봉사는 양손이 서로 알게 해야 하고 같이 해야 합니다. 우리 같은 기관이나 봉사단체를 통해 봉사를 하면 서로가 서로를 알아줍니다. 자연스럽게 인정효과가 발휘되는 것이지요.”
 
봉사활동은 사회적 리더십을 기르는 데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수단이다. 상대에게 서 긍정적인 자아를 발견하게 되니 인간에 대한 신뢰감이 생긴다. 이건 비밀이지만 사실 멋진 사람은 전부 봉사 현장에 있다. 봉사활동을 통해 신뢰할만한 이성을 만날 수 있다면 굳이 데이트 앱을 이용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전국에는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를 비롯한 246개의 자원봉사센터가 있고, 1500만 명이 자원봉사자로 등록되어 있다. 현지 센터에는 농촌 돕기 프로그램, 플로깅 등 다양한 봉사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고 지역의 자원봉사센터에서는 개별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봉사활동을 떠나기도 한다.
 
봉사활동의 지속성은 재미에서 온다
 
▲ 올해를 ‘전 국민 자원봉사 참여의 해’ 원년으로 삼아 5년 안에 전 국민이 자원봉사자로 나설 수 있도록 붐을 일으킬 계획이라고 각오를 밝히는 김의욱 센터장. Ⓒ스카이데일리
 
인식이 많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아직도 대다수가 봉사를 힘들고 어려운 일로 생각합니다. 과거에 행해졌던 환경정화 봉사활동의 경우 무조건 많이 줍는 게 최고였죠. 나름 좋은 일을 한다는 자부심이 있었지만 재미 요소가 결여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속성에 문제가 생겼죠.”
 
그래서 김 센터장은 봉사를 하나의 문화로 향유하는 시대가 열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같은 일도 시각에 따라 힘든 일이 될 수 있고 즐거운 놀이가 될 수도 있다. 그의 말을 듣다 보니 재미있는 일이라고 꼬셔 친구에게 담벼락 페인트칠을 시킨 톰 소여가 생각났다. 톰 소여가 즐겁게 일하는 것을 보고 친구도 페인트칠을 즐거운 일로 생각하게 된 것이다.
 
한때 대학생들 사이에 유행했던 농활을 기억할 것이다. 대학생이라면 한 번은 가야 한다는 농활. 그런데 진짜로 한 번만 가고 안 가는 봉사활동이 되었다. 재미는 없고 몸은 고되니 다시 가고 싶은 생각이 안 드는 것이다.
 
하지만 볼런투어를 통해 농촌 일손 돕기를 나가면 반나절만 일하고 나머지 시간은 냇가에서 놀거나 지역 탐방을 하며 보내게 된다. 그리고 즐거웠던 기억이 그들을 이듬해에도 같은 봉사 현장으로 이끈다. 결국 봉사활동을 성공시킬 수 있는 비결은 일과 투어의 적절히 안배다.
 
봉사의 영역은 생각보다 넓으며 방법도 다양하다. 생활 속에서도 얼마든 봉사가 가능하다. 플로깅을 거꾸로 생각하면 안 버리는 게 봉사다. 땅에 떨어진 게 없으면 주울 일도 없으니까 말이다. 산과 강가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것은 미리 하는 플로깅인 셈이다.
 
플로깅을 하다 보면 가장 많이 발견되는 쓰레기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빨대 포장지로 사용되는 작은 비닐입니다. 플라스틱 페트병이나 포장용 컵은 의식적으로 분리배출을 하지만 빨대 포장지는 생각 없이 버리기 쉽습니다.”
 
담뱃갑 포장지나 빨대 포장지는 재활용이 되지 않으므로 일반쓰레기로 분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김 센터장에게 포부를 물었다.
 
올해를 전 국민 자원봉사 참여의 해원년으로 삼고, 5년 안에 전 국민이 자원봉사자로 나설 수 있도록 붐을 일으킬 계획입니다.”
 
그의 뜻대로 전 국민이 봉사활동에 나서는 그런 대한민국을 그려 본다. 그리고 이 인터뷰가 그의 행보에 작은 디딤돌이 되기를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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