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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우울증 앓다 극단 선택… “보험금 줘야”
대법 “우울증 병력·경제적 상황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6-06 21:59:33
▲ 대법원. 연합뉴스
 
장기간 우울증을 앓다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면 자유로운 의사 결정에 따른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숨진 A씨의 유족이 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인천지법으로 파기 환송했다.
 
2010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던 A씨는 2019년 11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18년부터는 입원 치료가 필요한 수준으로 증상이 악화됐다.
 
2019년 5월 A씨는 물품 배송을 하다 허리를 다쳐 일을 그만뒀는데 개인 사업자로 등록돼 산업재해 보상을 받지 못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사망 당일에는 지인들과 많은 양의 술을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유족은 A씨가 2012년 계약한 보험사를 상대로 보험금 지급을 신청했지만 거절당했다. 피보험자가 고의로 사망하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보험 약관에 따른 것이었다. 
 
다만 약관상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는 예외 규정이 있었다. 보험사는 A씨가 사망 당시 정상적인 분별력을 갖고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소송에서 1심은 유족에게 보험금을 줘야 한다고 봤다. 반면 2심은 A씨가 자유로운 의사 결정으로 극단 선택을 했다는 보험사 주장을 받아들였다.
 
2심 재판부는 “망인이 사망 직전 유족들과 통화하며 ‘미안하다, 죽고 싶다’고 말하는 등 자신의 행위가 갖는 의미를 인식하고 있었기에 충동적이거나 돌발적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또 달랐다.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렀다고 판단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보험사에 지급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A씨가 장기간 앓아 온 우울증 병력과 사망 무렵 악화된 신체적·경제적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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