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EC,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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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오장펑 바이낸스 CEO도 사기 등 혐의로… 비트코인 3개월 만에 최저치

한원석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6-06 14:15:55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와 창업자인 자오장펑 최고경영자(CEO)를 사기혐의로 제소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여파로 비트코인 가격은 3개월 만에 최저치인 2만6000달러(약 3400만 원) 선 아래로 하락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SEC는 이날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바이낸스와 자오 CEO, 미국 거래소 운영자를 상대로 13가지 혐의로 제소했다.

SEC는 제출한 소장에서 바이낸스가 인위적으로 거래량을 부풀리고 미국 고객을 플랫폼에서 제한하지 못했으며 시장 감시 통제에 대해 투자자를 오도한데다 고객 자산을 비밀리에 통제해 그들이 원하는 대로 투자자 자금을 섞고 전용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SEC는 지난해와 올해 발표된 거래소에 대한 일련의 조사에서 “바이낸스가 미국 증권법을 회피하기 위한 정교한 계획의 일환으로 별도의 미국 법인을 만들었다”면서 일부 큰손 투자자들이 미국법을 피해 해외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 혐의도 있다고 강조했다.

SEC는 자오 CEO가 소유한 회사인 ‘메리트 피크’와 스위스 업체 ‘시그마 체인 AG’가 약 3년 전부터 지난해 6월까지 미국 바이낸스 플랫폼에서 암호화폐 거래량을 인위적으로 부풀리는 이른바 ‘워시 트레이딩’에 연루됐다고 주장했다. 시그마 체인 AG는 요트 구입에도 1100만 달러를 지출했다고 SEC는 밝혔다.

게리 겐슬러 SEC 의장은 성명에서 “자오 CEO와 바이낸스가 사기, 고객과의 이해 충돌 활동을 하면서 충분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면서 “사전에 법망을 회피하기 위한 계획에 광범위하게 관여됐다”고 지적했다.

SEC의 이번 제소는 바이낸스에 대한 일련의 법적 조치 중 가장 최근에 나온 것이다. 앞서 3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불법 거래소와 가짜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운영한 혐의로 바이낸스를 제소한 바 있다. 또한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자금세탁과 제재 위반 혐의로 바이낸스를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바이낸스는 블로그에 올린 성명서에서 “SEC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바이낸스는 처음부터 SEC에 적극적으로 협력했다”고 밝혔다. 바이낸스는 이어 “SEC와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마지막 순간에 새로운 요청을 발표하고 법원으로 갔다”면서 “SEC의 조치가 다른 규제 당국으로부터 관할권을 주장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바이낸스 측은 “미국 거래소가 아니기 때문에 SEC의 조치는 제한적”이라면서 “바이낸스 미국을 포함한 바이낸스 및 제휴 플랫폼의 모든 사용자 자산은 안전하고 우리는 플랫폼을 강력하게 방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SEC의 이번 제소 영향으로 암호화폐 시장은 타격을 입었다. 비트코인은 미국 동부표준시 기준 이날 정오에 4.87% 하락한 2만5540달러에 거래돼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 규모로 세계 4위인 바이낸스 자체 암호화폐 BNB도 5% 이상 하락했다.

바이낸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소로 지난해 하루에 약 650억 달러의 암호화폐 거래를 처리했다. CC데이타의 3월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암호화폐 시장 점유율은 2월 62.0%에서 3월 57.7%로 5개월 만에 처음으로 떨어졌다.

외환 및 자산 중개업체 오안다의 에드 모야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번 조치는 바이낸스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원석 기자 wsha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