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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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동산 뉴스를 보면 대한민국의 부동산시장은 서울을 중심으로 회복 국면에 접어든 듯하다.
정부의 잇따른 규제 완화가 시차를 두고 서서히 효과를 보이면서 집값의 상승 전환·매매가격지수 상승·분양예정 물량 증가 등 각종 지수가 오르고 있다.
물론 무주택자 입장에서는 집값이 오름세를 띠는 것을 단어 의미 그대로 ‘회복’이라 볼 수 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오랜 집값 하락으로 깡통전세·역전세 사태가 늘어나고 거래 자체가 위축됐던 것을 고려하면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부동산시장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건설업계의 업황은 특히 지방을 중심으로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들에게 ‘회복’은 아직 남의 이야기다.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제기된 이후 자금난에 빠진 건설업계는 연일 살얼음판 위를 걷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202위 우석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창원 소재 동원건설산업(388위)과 대우조선해양건설(83위)이 부도를 맞았다. 올해 들어서는 범현대가 기업인 HN Inc(133위)와 대창기업(109위)·신일(113위) 등이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부동산 관련 지표들이 상승 국면에 접어든 와중에도 ‘5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한국건설산업연구원)’는 전월 대비 13.8p 하락한 66.4를 기록하며 기준선인 100에 한참 미달됐다.
100위권 안팎의 건설사도 불안한 가운데 지방 중소건설사의 현실은 더욱 처참하다. 지방 중소건설사의 한계기업(3년 연속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기업) 비중은 2021년 12.3%에서 지난해 16.7%로 급등했으며, 자금난에 빠진 중소건설사들이 시공을 진행하지 못해 승계 시공사를 찾거나 부도 처리되는 일이 다반사다.
이미 높은 원자잿값은 또 올랐다.
시멘트 업계 1위 쌍용C&E가 다음 달부터 1종 벌크시멘트 가격을 기존 대비 14.1% 인상한 t당 11만9600원으로 책정하겠다고 밝혔으며, 성신양회 역시 t당 10만5000원인 1종 벌크시멘트 가격을 12만 원으로 14.3% 인상했다.
시멘트 회사들의 가격 인상은 2021년 6월 이후 최근 2년간 네 차례나 이뤄졌다. 인상폭도 기존 5%대에서 15% 안팎으로 커져 높은 수준이다.
사실 시멘트 업계 역시 전기료 인상 등의 여파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건설업계를 이루는 구성원 대부분이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상황이다.
원자잿값이 올라 공사비가 인상되면 시공사는 조합 등 예비입주자에게 공사비 인상을 요청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하며 공사비를 인상하지 못할 경우 시공이 중단되거나 자체적으로 자금 부담을 떠안는 수밖에 없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공사비 갈등의 문제가 여전히, 그리고 더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한데 부동산시장이 정말로 회복세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는 것일까. 연이어 부동산 규제를 완화했던 정부는 지난달 초 ‘국정과제 30대 핵심 성과’ 자료집 등을 통해 부동산시장이 정상화됐다고 강조한 바 있다.
각종 지표가 상승 전환한 것만을 놓고 시장이 정상화됐다고 보긴 어렵다. 더욱이 부동산시장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인 건설업계의 환경이 더욱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의 ‘자화자찬’은 다소 성급한 게 아닐까 싶다.
투자에 대한 책임은 기업 스스로 져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건설업은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15.4%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며 국민에게 양질의 주거를 제공하는 존재라는 점을 감안해 좀 더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구제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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