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보기관 수장들 싱가포르서 비밀리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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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샹그릴라 대화’기간 중… 헤인즈 美 DNI국장 및 中·印 정보기관 수장 참석

한원석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6-05 00:03:00

▲ 미국 정보기관 수장인 에이브릴 헤인즈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0회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주요 정보기관 20여 곳의 수장들이 싱가포르에서 비밀회의를 가졌다고 5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로이터 통신이 4일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이들 소식통은 2일부터 4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0차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보다 하루 앞선 1일 정보기관 수장 회의가 열렸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는 미국 정보기관 수장인 에이브릴 헤인즈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비롯해 중국 측에서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인즈 국장은 샹그릴라 대화의 공식 미국 대표 중 한 명이기도 했다. 인도 소식통은 “인도 해외정보 수집기관인 연구분석원(R&AW) 책임자 사만트 고엘도 참석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정부에 의해 조직된 비밀회의는 안보 정상회담과 별도의 장소에서 수년간 신중하게 개최됐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번 회의의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초국가적 범죄가 포함됐다고 한 소식통이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러시아 대표가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하우릴로우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했지만 정보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소식통은 회의 분위기가 대립적이지 않고 협력적이었던 것으로 전했다.

이 회의에 정통한 소식통은 “국제적인 비밀 의제에 대해 논의하는 중요한 회의체”라며 “관련국의 범위를 감안할 때 단순한 스파이 교류의 장이 아닌 의도와 결론에 대한 상호 더 깊은 이해를 촉진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정보기관 사이에는 보다 공식적이고 개방적인 외교가 어려울 때 대화할 수 있다는 암묵적인 합의가 있다”면서 “이는 긴장이 고조되는 시기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싱가포르 회의는 이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로이터에 설명했다.

싱가포르 국방부 대변인은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하는 동안 정보기관 고위 관계자를 포함한 참석자들도 상대방을 만날 기회를 가진다”면서 “싱가포르 국방부는 이러한 양자 또는 다자 회의 중 일부를 가능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참석자들은 대화와 별도로 열리는 이러한 회의들이 유익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주재 미국 대사관은 회의에 대한 정보가 없다고 말했고 중국과 인도 정부는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응답하지 않았다.

한원석 기자 wsha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