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전문가칼럼
[정창옥의 열사일침(烈士一鍼)] 핏물로 우는 축복의 계절 6월
정창옥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6-05 06:04:36
 
▲ 정창옥 길위의학교 긍정의힘 단장
백년사직을 보존하려고(百年存社稷) 유월에 갑옷을 입는다(六月着戊依). 나라 위해 몸은 죽지만(憂國身空死) 부모님 못 잊어 혼백만 돌아가네(思親魂獨歸).’
 
기동(奇童·재주가 많고 영특한 아이)으로 불렸던 이장발(李長發)은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를 모시며 학문과 견문을 넓힌 청소년이었다. 특히 어른들과 나이를 따지지 않고 교류를 맺었다. 15세에 영남지방의 학자 권사온과 마주앉아 토론할 정도로 영특했다. 그런데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의병장이 이장발을 불렀다. 이장발이 어머니를 모실 아들이 저밖에 없어 걱정입니다라고 하자 그의 어머니는 군신의 의리는 부모에 대한 효보다 중하다. 사내가 전장을 외면하는 것은 효가 아니라는 것을 왜 모르느냐?”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이장발은 즉시 전쟁터로 향하지만 왜군과의 치열한 전투에서 전사하고 만다. 그의 나이 19세였다. 이미 죽을 것을 예감했는지 소매자락에는 절명시(絶命詩)가 묶여 있었다.
 
1950625일 새벽 4. 북한군이 38선을 넘어 남침하자 여학생 200여 명이 수원에 집결해 학도의용군으로 참전했다. 이들 학도병은 전투에 투입되고 공비 소탕 치안유지 간호 활동 선무공작 등 군과 경찰의 업무를 도왔다. 정기숙 여학생은 17세 나이로 학도병에 참전했다. 서울대 미대생 2명은 포스터를 만들어 붙였고, 춘천 여고생 2명은 가두방송을 했다. 최전방 부대를 따라다니며 수복지역 주민들의 안정을 도왔다. 칠흑 같은 밤 야간 행군을 할 때는 너무 깜깜해 전우의 시체를 밟기도 했고, 북한 패잔병들에게 습격을 받아 죽을 고비도 넘겼다. 기숙은 천신만고 끝에 19512월 집으로 돌아왔으나 함께 지원한 춘천 여고생 2명은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국방부 자료에 의하면 6·25 전쟁에 참전한 학도병은 20만 명이다. 그중 여자 학도병은 600여 명이다. 책 대신 총을 들고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전쟁터로 나선 어린 여학생들과 남학생들. 이들 대부분은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그리고 탈북자·국군포로 진술 등을 근거로 조사한 국가정보원 자료에 의하면 2007년 기준 국군포로는 1770(생존 560·사망 910·행불 300)이다.
 
2017926, 6보병사단 예하부대 소속 A일병이 부대원 20여 명과 진지공사를 마치고 복귀하던 중 얼굴에 유탄을 맞아 사망하고 말았다. 바로 인근에 있던 군 사격장에서 날아든 도비탄이었다. 군은 즉각 범인 수사에 착수했고 부대는 발칵 뒤집혔다. 그런데 A일병 아버지는 유탄을 쏜 병사를 찾지 말라며 수사를 중단시켰다. 그 병사도 나처럼 자식을 군대에 보낸 어느 부모의 자식이 아니겠는가?아들을 잃은 비통함을 애국심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이 기사를 본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그 부모에게 위로금 1억 원을 전달한 것 또한 애국심에서 나온 행동이었을 것이다.
 
자유·정의·인권을 상징하는 서울락스퍼국제영화제가 종로 열린송현공원에서 1일 개막됐다. 원로감독 이장호와 허은도 감독의 열정이 녹아 있는 락스퍼조직위원회는 개막에 앞서 호국보훈 특별기획전’ 행사로 국민 대표 26명을 선정해 감사패를 전달했다.
 
한국전쟁 국군포로 김성태(92)·유영복(93) , 2연평해전 전사자 윤영하 소령, 한상국·조천형 상사, 황도현·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사, 김장남·황창규 원사, 이해영·임근수·이철규·전창성 상사, 김현 중사, 곽진성·정창연 하사, 고정우·김승환·김용태·권기형·김상영·조현진·김면주·김택중·최우성 병장 등이다.
 
영웅 26명에게 감사패를 전달할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국민대표 26명이 이들 뒤편에 섰다. 초등학생 정가은·김예솔, 중학생 김혜나, 고등학생 김다은, 대학생 박예휼, 이계희 원장, 김성관 목사, 첼리스트 이율리, 긍정의힘 정우혁 등 26명이 무대에 서서 눈시울을 적셨다.
 
세계 인구는 78억 명이다. 이를 100명으로 압축해 다양한 통계를 분석해 보았다. 100명 중 5명은 북미, 9명은 남미, 11명은 유럽, 15명은 아프리카, 60명이 아시아에 산다. 49명은 시골에 살고, 51명이 도시에 살며, 77명이 자기 집에서 살며 87명이 깨끗한 물을 마신다. 48명의 하루 생활비는 2달러 미만이고 63명은 하루 세 끼를 먹지만 21명은 비만이며 15명은 영양실조에다 1명은 아사한다. 75명이 휴대전화를 갖고 있으며 30명만 온라인을 이용한다. 7명이 대학 교육을 받고 93명은 대학 자체를 모른다.
 
26명은 14세 이전에 사망하고 66명은 64세 이전에 사망하며 겨우 8명만이 65세 이상을 산다. 국민 대다수가 자기 집이 있고 하루 세 끼를 먹으며 깨끗한 물을 마시고 휴대전화로 인터넷 서핑을 즐기고 65세 이상을 살 수 있는 사회적 환경에서 살아가는 대한민국은 축복받은 곳이다. 그러나 그 축복은 6월의 피비린내에서 탄생한 것을 아는가? 자유대한민국을 목숨으로 지킨 이름 없는 선구자들을 영원히 기억해야 하는 이유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7
좋아요
10
감동이에요
1
화나요
0
슬퍼요
0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새문안로 26 청양빌딩 7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대표이사·발행인·편집인: 조정진, 편집국장: 고동석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혜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