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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청 만든다고 요란 떨면서 재외동포 안전 외면
[단독] 한국 국적 괌 교민 2000명 ‘나 몰라라’… 관광객만 모셔온 정부
‘괌옥行’ 전세기에 교민 지원 물품 하나도 안 챙기고 출발
“관광객들에 기부한 식수 다 버리고 가더라” 교민들 분통
외교부 “美정부가 돕는 게 원칙”…교민 “동포청 왜 만드나”
허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6-01 22:00:00
▲ 괌 한인 거주지에서 전력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괌 교민 커뮤니티]
 
외교부가 한국 국적의 괌 교민 2000명에 대한 지원 물품 수송계획을 처음부터 수립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대통령 공약으로 오는 5일 인천광역시에 문을 여는 재외동포청 개청을 앞두고 외교부가 동포업무 이관에 여념이 없는 사이 괌에 거주하는 재외국민 보호에 구멍이 뚫린 것이다. 
 
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외교부는 신속대응팀을 꾸려 특별 비행기 편으로 괌에 급파하면서도 교민지원 물자를 전혀 싣지 않고 떠난 것으로 밝혀졌다. 
 
구체적으로 외교부는 해외 재난 현장에 긴급 파견하면서 의약품과 구호품은커녕 마실 물조차 싣고가지 않았다. 
 
오히려 물자 부족을 겪는 현지 교민들로부터 고립된 한국인 관광객 3400명에게 건넬 식수를 기부받아 갈등을 빚었다. 일부 교민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 정부가 오로지 관광객들을 안전하게 귀국시키는데 관심을 기울이는 사이 한국 여권을 갖고 괌에 체류 중인 교민들은 철저하게 외면당한 것이다. 
 
외교부 재외국민안전과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본부(서울 외교부)에서 갈 때 별도의 물품을 갖고 가지는 않았다"고 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현지 공관(괌 하갓냐출장소)에서 생수와 비상 의약품을 조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이 같은 '반쪽짜리' 부실 대응은 재외동포청 개청을 앞둔 가운데 발생한 것이다. 
 
외교부 관계자에 따르면 재외동포영사실의 동포업무 관련 직원들은 일부 기능 담당자를 남기고 모두 신설되는 재외동포청으로 자리를 옮긴다. 재외동포 안전 업무도 동포청으로 이관된다. 한국인 해외 여행객 관련 업무만 외교부에 남을 전망이다. 
 
외교부 동포업무 실무자들이 사실상 이삿짐 꾸리기로 분주한 가운데 동포 지원업무가 심각한 차질을 빚으며, 재외국민 안전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같은 시각 괌에 거주하는 2000명 안팎의 한국 여권 보유자들은 단전·단수로 식수가 절대 부족해 '아비규환'을 겪었다. 
 
하지만 외교부의 인식은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외교부 관계자는 관광객을 수송할 전세기가 괌에 도착한 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괌 교민지원은 미국 정부가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자세한 내용을 알아봐야 하겠지만 교민지원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괌은 정상 복구까지 최대 한 달 이상 걸릴 전망이다. 괌 주지사는 "이달 말 완전 복구를 목표로 한다"면서도 "4~6주 정도 걸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 동포는 "일부 지역에 수도가 복구돼 빨래방이 열렸지만, 줄이 너무 길어 포기하고 돌아왔다"며 "정상적인 생활이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고통을 호소했다. 
 
괌 동포사회는 이른바 '물병 사건'을 계기로, 한국 정부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외교부 괌 출장소가 물자 부족을 겪는 교민들로부터 기부 받아 전달한 물병들을 관광객들이 출국장에 버린 사건으로 동포사회가 동요하고 있다. 
 
동포 A씨는 통화에서 "보안검색대를 통과하기 전에 물병을 모두 버려야 하는데 외교부 직원들은 공항에서 물만 나눠주고 신속하게 귀국했다고 들었다"며 "이럴 거면 왜 재외동포청을 만드느냐"고 불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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