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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View] 금융사 기자실 운영 재개해야
언론 접촉 몸 사리는 금융권 행보 ‘유감’
임진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6-02 00:02:40
▲ 임진영 금융팀장
3년 만에 돌아온 금융권은 많은 것이 바뀌어 있었다. 
 
이전에 마지막으로 금융사 출입기자로 일했던 것이 2019년 말이고, 올해 초부터 다시 금융사를 맡게 됐으니 금융권을 떠나 있던 3년 기간은 코로나19가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를 휩쓸었던 시기였다.
 
그리고 코로나19 대유행 3년 동안 타 업계를 출입하다가 엔데믹을 맞은 올 초 오랜만에 다시 금융사를 찾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가 금융사를 출입하는 기자들의 취재 환경을 완전히 변화시켰다는 것을 온 몸으로 실감했기 때문이다.
 
연초부터 금융사를 다시 출입하게 되면서 기존 취재원들이었던 금융권 홍보맨들에게 복귀 인사를 하기 위해 사무실에서 가장 가까운 금융사인 충정로 농협은행 본점부터 먼저 찾았다.
 
간만에 농협 홍보인들을 만나 반가운 인사와 함께 복귀를 알린 후 이전 분위기도 다시 익힐 겸 밀린 잔업을 처리하기 위해 농협 기자실을 찾았다. 그러나 필자가 알고 있던 예전 충정로 농협 기자실 자리엔 농협 어린이집이 들어서 있었다.
 
홍보실에 문의하니 코로나19 기간 동안 기자실을 폐쇄했는데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진정세에 접어든 후에도 다시 기자실을 열지 않고 그 자리에 사내 어린이집을 만들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전 세계에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저출산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기업들이 직원 자녀들의 보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사내 어린이집을 개설하는 것은 적극 장려할 만한 일이고, 대단히 바람직한 결정이다. 
 
하지만 기존 기자실 자리에 어린이집을 만든 후 없어진 기자실을 다른 공간에 다시 만들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든다. 실제로 같은 은행권에서 이런 대안을 택한 은행이 있다.
 
국민은행은 기존 여의도 본점 1층에 기자실을 운영했다가 코로나19 기간 동안 기자실 자리에 사내 어린이집을 조성했다. 그리고 어린이집 설치 때문에 없어진 기자실을 국민은행 홍보실이 위치한 여의도 본점 건물의 2층 홍보실 옆으로 옮겨 재개장했다.
 
국민은행의 사례에서 보듯이 코로나19 기간 동안 기자실 문을 닫고, 기존 기자실 자리에 다른 시설을 설치한 뒤 기자실을 이전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물론 코로나19 기간에 기자실을 닫았다가 아예 폐쇄한 금융사는 농협만이 아니다. 여의도에 본사를 둔 현대카드도 코로나19 기간 동안 방역을 이유로 기자실 문을 닫았다가 기존 기자실 자리에 직원 전용 사내 건강검진센터를 만들고 아예 기자실을 없애 버렸다.
 
현대카드 여의도 기자실은 카드 플레이트와 관련해서 감성적인 디자인을 중시하는 현대카드의 기업 철학에 발맞춰 구글이나 애플 사무실을 연상케 할 정도로 세련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공간이었다. 
 
기존의 딱딱하고 천편일률적인 기자실 풍경에서 벗어난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의 현대카드 기자실은 여의도에 상주하는 금융권 출입기자들 사이에서 이용 빈도와 수요가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높은, 일명 인기 높은’ 기자실이었다. 
 
하지만 현대카드는 자사의 디자인 철학을 가장 잘 반영하는 장소이자, 이를 언론과 연결하는 현장인 출입기자실을 없애 버리는 선택을 했다. 
 
현대카드 입장에선 나름 기자실 운영의 실익을 따져 보고 내린 결정이겠지만 현대카드가 기자실을 폐쇄하기로 한 건 지나치게 단기적인 시각에서 내린 성급한 결정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로 같은 카드업권 내 한 관계자는 “처음부터 기자실을 운영하지 않은 기업이라면 모를까 인기가 높아 항상 기자실에 자리가 모자랄 정도였던 기업이 갑자기 기자실을 없애 버리는 선택을 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실책”이라며 “처음엔 기자실이 없으니 (기업 입장에서) 편할지 몰라도 결국 언론 응대를 하는 최일선 창구가 기자실이고, 그런 기자실이 잘 돌아가던 문화가 있는 기업에서 기자실이 없어지면 반드시 그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은행권에선 코로나19 발생 이전에 기자실을 운영하던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아직도 기자실을 열지 않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NH투자증권·하나증권·신한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 등 기자실을 운영하던 대형 증권사들이 코로나19 기간 동안 기자실을 닫았고, 코로나19가 끝난 현재도 한국투자증권을 제외하면 대부분 기자실을 열지 않아 사실상 기자실이 거의 폐쇄된 상태다.
 
결국 증권사와 카드사를 출입하는 기자들은 현재 기자실을 운영하는 기업들이 극히 소수라 관련 협회들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증권) 기자실과 을지로 여신금융협회(카드) 기자실을 찾을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이런 금융사들의 기자실 폐쇄 결정은 금융업황의 특성 때문도 아니다. 4대 시중은행인 신한은행·국민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은 여전히 기자실을 코로나19 발병 이전과 같이 열어 놓고 있다. 한국은행·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에선 코로나19 기간에도 기자실을 운영했고, 현재도 당연히 기자실 문을 열어 놓고 있다.
 
건설업계 등 타 업권의 경우를 살펴봐도 코로나19 이전에 기자실을 운영하던 대우건설·DL이앤씨·GS건설·SK에코플랜트 등이 모두 현재 기자실을 정상적으로 운영  중이다.
 
특히 SK에코플랜트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아예 본사 사옥을 다른 건물로 이전하면서 이사 간 새 건물에도 다시 기자실을 만들었고,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진정된 지난해부터 다시 기자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볼 때 결국 금융사들의 기자실 폐쇄 결정은 금융권만의 특성이나 사기업의 속성이라고 정의 내릴 수 없는 일이다. 연이은 금융 기자실의 폐쇄는 코로나19를 핑계로 언론 접촉에 몸을 사리는 일부 금융사들의 근시안적이고 성급한 판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기자실은 단순히 기자들이 기사를 쓰는 공간을 넘어 기업과 언론이 물리적으로 가장 밀접하게 관계를 맺는 공간이다. 금융사들이 언론과의 접촉에서 좀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 주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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