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사제단 ‘정치 개입·증오의 막말’ 왜 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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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안보 위한 한·미·일 협력외교 강화 시비
대통령 ‘사망 기원’ 이어 ‘정권 퇴진’ 주장까지
성직자 옷 벗고 정당 대변인 나서는 게 제격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4-24 00:02:03

오늘 대한민국은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내우외환이다. 한국 경제는 복합위기를 맞고 있다. 3고(고환율·고금리·고물가) 시대에 서민 삶이 힘겨워지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서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이 커졌다. 소규모 자영업은 물론 주력 엔진인 수출이 추동력을 잃으면서 대기업마저 휘청댈 정도다.

안보 현실 또한 위중하다. 우크라이나 참상이 보여주듯 북한의 도발이 언제 어디서 시도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한·미 간 경제안보동맹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미국을 방문하는 배경이다. 또한 긴밀한 한·미·일 협력을 통해 공고한 연합방위태세를 갖춰야 할 때다.

안보 강화는 시대적 요청이다. 2017년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은 무력통일 의지를 천명하고 전술핵무기와 신형 미사일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한반도 주변 4대 강국이 한반도 분단체제 축선에서 만나고 있다. 한·미·일, 북·중·러 대립 구도가 굳어지고 있다.

이 같은 엄중한 국제 환경에서 윤 대통령이 먼저 일본 정부의 초청으로 3월16·17일 방일하며 12년간 중단됐던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를 복원하는 계기를 만든 성과가 크다. 한·일 양국이 불행한 역사를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안보와 경제·사회문화 등 다방면에 협력 확대와 양국 국민 간 교류 활성화가 기대된다.

이런 중차대한 때 가톨릭대 교수 절반이 ‘윤석열정부의 대일 굴욕 외교’를 비판하는 시국선언에 이름을 올렸다. 교수들은 “역사에 무지한 상태로 외교에 임한 이 정부는 반성과 사죄를 포함한 일본 정부의 평화적 조치를 요구하는 데 실패했다”면서 ‘대일 굴욕외교’ 외교협상 관계자 해임을 요구했다. 외교 문제에 대해 정부를 규탄하는 선언에 가톨릭대 교수가 대거 동참한 것은 사상 초유라고 한다.

이에 앞서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시국기도회를 열었다. 나라 존립을 흔들어 놓은 정부의 퇴진을 요구한다며 우리의 소중한 이웃들, 정의와 평화의 참된 민주주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사제단 일각의 저질 막말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창원마산 창동사거리 ‘친일매국 검찰독재 윤석열 퇴진, 주권 회복을 위한 월요시국 기도회’에서 하춘수 신부는 “윤 정부는 자신의 권좌를 지키기만 하고 있다. 자신은 헌법과 법률을 무시하면서 국민한테는 법을 지키라고 한다. 미신에 빠져 민족과 국가의 대사를 거스르고 있다”며 윤 대통령의 퇴진까지 주장했다.

이에 앞서 사제단은 모 매체로부터 명단을 전달받아 이태원 참사로 숨진 158명 가운데 155명의 실명을 유족의 동의도 받지 않고 공개한 바 있다. ‘진정한 추모’가 목적이었다면 유족의 사전 허락부터 받았어야 했다. 무단 공개는 희생자와 유족을 두 번 울리는 반인권적 행위다.

어디 이뿐인가. 천주교 대전교구 박주환 신부는 소셜미디어에 대통령 부부가 비행기에서 추락하는 합성 이미지와 함께 ‘(추락을) 비나이다’라는 문구를 올린 사실이 알려져 성무(聖務) 집행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인권과 생명의 가치를 귀히 여겨야 할 성직자가 증오의 막말을 내뱉는 게 부끄럽지도 않은가.

박근혜정부 때 박창신 원로신부는 “국가정보원 해체와 대통령직 사퇴 요구에 대통령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것은 ‘대변 보고 밑도 안 닦는 격’이다. 국정도 올바르게 펴지 못하면서 독일에 가서 냄새나 풍기고 다닐 것”이라고 했다. 막가파가 따로 없다. 세상의 빛이요 정신적 지도자 역할을 해야 할 성직자의 저질 언행은 한심하기 그지없다. 일부 신부들은 사제 직분은 물론 천주교 전체까지 욕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나마 제대로 깨닫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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