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수지 13개월째 적자… 6개월 연속 수출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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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수출액 전년 동기比 13.6% 감소
반도체 34.5%↓·대중수출 33.4%↓
산업부 “수출감소는 전 세계적 흐름”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4-02 10:48:51

▲ 3월 수출은 1년 전보다 13.6% 감소한 72조2072억 원, 수입은 같은 기간 6.4% 감소한 78조2725억 원로 집계됐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6개월 연속 ‘마이너스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역수지 적자도 1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다. 주로 반도체 수출과 중국 수출이 크게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3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13.6% 감소한 551억2000 달러(72조2072억 원)로, 수입은 6.4% 감소한 597억5000만 달러(약 78조2725억 원)로 각각 집계됐다.

이로써 3월 무역수지는 46억 달러(약 6조522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월부터 13개월 연속 적자로,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자동차·이차전지 등 자동차 관련 품목은 수출 증가를 보였다. 자동차 수출은 64.2%, 이차전지는 1.0% 각각 늘었다. 자동차는 9개월, 이차전지는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반면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34.5% 급감하며 부진을 이어갔다. 반도체 내 수출 비중이 큰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과 글로벌 수요 둔화에 따라 반도체 수출은 45억 달러(5조8950억 원) 줄었다.

또 다른 주력 수출 품목인 디스플레이도 상황이 좋지 않다. 지난달 디스플레이 전년과 비교해 41.6% 수출 감소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가 둔화한 가운데 대(對)미국·중동 수출은 증가했으나, 반도체 수출 감소 영향을 크게 받은 중국·아세안은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자동차 수출이 늘어나며 △미국 1.6% △중동 21.6%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미국 수출은 지난달 97억9000 달러(12조8249억 원)를 기록해, 2월 증가로 돌아선 이후 두달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주요 수출국인 중국과 베트남의 수출 감소는 지속됐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주요국의 긴축정책에 경기 침체와 수출 감소로 대(對)중국 수출은 33.4, 아세안은 21.0% 줄었다. 중국과의 수출에선 △반도체(49.5%) △무선통신(43.2%) △석유화학(37.9%) 등 대부분의 품목이 쪼그라들었다. 중국과 아세안 내 최대 교역국인 베트남이 세계경제 둔화 등의 영향으로 수출입이 모두 감소하고 있는 것이 수출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수입은 에너지 수입이 줄어든 영향으로 1년 전과 비교해 6.4% 감소한 597억5000만 달러(78조2725억 원)를 기록했다.

원유(-6.1%)·가스(-25.0%) 등 주요 에너지 수입이 11.1% 떨어지며 145억 달러(18조9950억 원)를 기록한 게 영향을 미쳤다. 다만 에너지 수입 규모 자체는 지난 10년 평균보다 48억 달러나 높은 수준이다. 이외에도 반도체·철강 등 원부자재 수입도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에 지난달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46억 달러(6조522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13개월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이 늘고 수입이 줄면서 무역적자 규모는 줄었다. 올해 1월 무역적자가 126억5000만 달러, 2월에 52억7000만 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적자 폭은 축소되는 모양새다.

다만, 이러한 수출 감소와 무역적자 심화는 전 세계적인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산업부는 중국·일본 등 제조기반 수출강국뿐만 아니라 대만·베트남 등 다른 나라들도 상황이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했으며, 일본은 지난해 4월 이후 10개월 연속 수출 감소를 기록했다. 반도체 강국인 대만 역시 반도체 업황이 어려워지며 지난해 1월 수출이 20.6% 급감했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수출 부진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수출 드라이브를 구축한다. 또 수출지원 예산의 상반기 집중 투입과 중소·중견기업의 수출기업화를 추진한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3월에도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가격의 하락세가 지속되는 등 IT부문 업황 악화에 따른 영향이 컸다”며 “최근의 한일 협력 분위기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창출 및 한일 수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산업별 맞춤형 협력 환경을 조성하고 수출 유망 품목도 발굴해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나윤 기자 ny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