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업종 기업 10곳 중 7곳 “투자자금 확보율 60% 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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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천단전략산업 기업 110곳 자금 사정 조사 결과 발표
응답 기업 35.5% 전년 대비 자금 사정 악화… ‘호전됐다’는 16.3%
“첨단 산업은 지속적 투자 필요… 다양한 지원 정책 고려해야”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4-02 12:00:18

▲ 첨단 산업 분야 기업들이 투자 확대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음에도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아 곤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첨단 산업 분야 기업들이 투자 확대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음에도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아 곤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적기 투자가 중요한 첨단산업의 자금 사정 개선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최근 반도체·이차전지·디스플레이 등 첨단전략산업에 속한 기업 110곳의 자금 사정을 조사한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첨단전략산업 기업의 70%는 필요 투자 자금의 60%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투자집행에 필요한 자금 규모 대비 현재의 자금확보 비율에 대해 물었다. ‘40~60% 미만’이 27.3%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이어 △20% 미만(21.8%) △20~40% 미만(20.9%) △80% 이상(18.2%) △60~80% 미만(11.8%) 순으로 응답했다. 투자자금 확보 비율이 40%에도 못 미치는 첨단 산업 분야 기업이 전체의 42.7%에 달하는 셈이다.

전년 대비 전반적 자금 사정(내부 유보금 등)에 대한 질문에도 ‘악화됐다’는 기업이 35.5%로 ‘호전됐다(16.3%)’는 기업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한편 첨단산업 기업들은 업종의 성장성과 국내외 시장 상황을 감안했을 때 지금은 투자를 확대해야 하는 시기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소속 산업의 전망과 주요 경쟁사들의 투자 상황 혹은 기술추격 수준 등을 종합 고려했을 때 바람직한 투자 방향성’에 항목별로 조사한 결과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이 시설 투자가 60%, R&D 투자가 72.7%, 인력 투자가 64.5%로 모든 분야에서 높게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첨단산업 분야는 시장 선점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조 단위 규모의 시설투자가 지속적으로 필요하지만 현실은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자금조달 여건 악화로 많은 기업이 선뜻 투자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꼽은 자금조달 관련 애로사항(복수 응답 가능)을 살펴보면 직접금융 분야에서는 △고금리 시장 상황 및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회사채 발행 어려움(66.3%) △투자심리 위축 등 주식시장 침체에 따른 주식발행 어려움(41.8%) △어음할인 및 전단채 발행 어려움(10.9%) 등이 꼽혔다.

간접금융 분야에서는 △대출 고금리(70.9%) △대출한도 축소(37.3%) △엄격한 대출 심사(22.7%) △담보물·보증인 부족(18.2%) 순으로 나타났다.

업종의 성장과 국내 투자 견인을 위해 가장 유익할 것으로 생각하는 정부 정책으로는 ‘투자세액 공제’가 57.3%로 가장 많았고 △국가 보조금(51.8%) △인프라 구축 지원(45.5%) △신속한 인·허가 처리 지원(35.5%) 등이 꼽혔다.

김문태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주요국의 파격적인 투자세액공제 혜택과 보조금 지원 수준을 보면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첨단제품의 원가경쟁력이 뒤처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지난주 국회에서 K칩스법이 통과된 것은 너무 다행스럽지만 이와 더불어 투자 이전에 기업들의 자금 사정을 개선시킬 수 있는 정책금융 확대와 보조금 지원 등 다양한 정책 포트폴리오들도 검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