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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KBS 수신료 수입을 확실하게 보장하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공영방송 사장 교체를 어렵게 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직회부한 데 이어 수신료 징수까지 옹호하며 KBS의 대변자를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공영방송 내 편 만들기’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매사에 반대하는 것이 특기인 야당이 KBS 방만 경영의 도우미가 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공영방송법 개정 공청회를 단독으로 열었다. 공청회에선 조승래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한국방송공사법안과, 같은 당 장경태 의원이 대표 발의한 방송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집중 논의했다.
민주당이 추진하려는 한국방송공사법은 ‘KBS 수신료 승인안에 대한 국회의 승인 절차를 위원회에서 기한 내 심사를 마치지 못하면 본회의에 자동 부의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은 법제사법위에서 법안 처리가 막힐 경우에 대비, 법사위를 건너뛰는 방식으로 ‘입법 독주’를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수신료 관련 개정안이다. 장경태 의원이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은 KBS가 원하는 내용을 대거 포함하고 있다. 현재 방송법은 ‘TV 수상기 소지자’는 KBS 수신료를 납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개정안에선 ‘수상기를 미보유한 자가 직접 신고해 수신료를 면제받도록 한다’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수신료를 면제받는 방법을 더 번거롭게 바꿔 KBS의 수입을 늘려주려는 의도다. 지난해 KBS 전체 수입(1조5300억 원) 중 수신료 수입은 6935억 원으로 45%를 차지한다.
2021년 한국전력이 접수한 KBS 수신료 관련 불만 민원은 4만8114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수신료 환불 요구나 ‘KBS를 보지도 않는데 왜 수신료 거둬 가느냐’는 불만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과방위 정청래 위원장은 “수신료를 현실화하지 않으면 선정적 방송을 하게 된다”며 수신료 인상을 주장했다.
방송법 개정안에는 ‘보유 자산의 임대·개발 및 운영’을 명시하는 내용도 들어있다. 현행 방송법에는 KBS의 자산 활용에 대한 명시적 규정이 없다. KBS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있는 KBS 연구동 건물과 여의도 샛강역 앞 KBS 별관은 물론, 전국의 송신소·중계소 건물 등을 포함해 2019년 기준 총 4500억 원대에 이르는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자산 개발이 명시될 경우 상당한 수익을 얻을 전망이다.
앞서 민주당은 국회 상임위에서 방송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바로 올렸다. 공영방송 이사회를 확대하고, 100명이 참여하는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가 3명 이하 후보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대통령이 공영방송 사장 인사에 영향력을 미칠 수 없게 하겠다는 명분이지만, 속내엔 민주당의 방송 장악 의도가 그대로 보인다. 이사 배분에서 국회 몫은 다수당인 민주당이 더 차지하게 되고, 방송 관련 학회와 직능 단체, 시청자 위원도 친민주당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민주당이 원하는 사람을 방송사 사장에 앉히겠다는 것이다.
문재인정부는 전 정부가 임명한 KBS·MBC 사장을 힘으로 내쫓았다. 그래놓고 이제는 자기 편 사람들로 채워진 직능단체와 학회 등을 이용해 독립성과 공정성이 생명인 공영방송의 근간을 흔들려 한다. 또한 민의에 반해 시청료 징수 거부를 어렵게 만들려 하고 있다. 정권은 내줬어도 방송 권력은 내줄 수 없다는 것이다.
KBS도 민주당의 당근책이 당장은 달콤할지 모른다. 하지만 민주당 도움을 받아 사실상 ‘TV 수신료 영구 갈취법’을 얻게 되면 영원히 민주당의 손아귀로 들어가게 된다. 빠져나오지 못하게 된다. 민주주의의 본질을 무너뜨리고 대다수 여론에 눈 감는 KBS 장악 시도는 당장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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