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처음으로 ‘북한 인권보고서’ 공개… 공개처형부터 통화 감청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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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생명권부터 경제·사회·문화적 권리도 보장 안 돼
“북한 인권의 실질적 개선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이건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3-31 00:35:07

▲정부가 처음으로 ‘북한 인권보고서’를 공개한 가운데 북한 인권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과 북한 여성 인권 실태 전시회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실 주최로 열리고 있다. (박미나 기자)

정부가 북한의 인권 실상을 담은 보고서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북한 주민들은 기본 생명권부터 경제·사회·문화적 권리도 보장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도 없어 여성·아동·장애인은 심각한 인권 침해 상황 속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통일부는 북한의 전반적인 인권상황을 담은 ‘2023 북한인권보고서’를 발간해 공개했다. 해당 보고서는 2017년 이후 지난해까지의 북한인권 상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해당 보고서를 북한인권 분야의 기초자료로 국내외에도 활용될 수 있도록 배포할 예정이라 밝혔다.

통일부는 “보고서 발간을 계기로 북한 주민의 인권 실상이 국내외에 공개돼 북한 인권 증진에 기여하고 우리 정부와 민간·국제적 연대와 협력도 강화되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사형이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강력범죄뿐만 아니라 마약 거래·한국 영상물 시청 및 유포·종교·미신행위 등에도 사형이 집행되고 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공개처형을 목격했다는 증언부터 국경 지역에서의 즉결처형 사례도 수집되고 있다.

사법 보호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서는 자의적·불법적으로 체포·구금되는 경우가 빈번했다. 북한당국에 체포된 후 강제 실종되는 사례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최근 당국 지침으로 구금환경이 개선되는 움직임이 있지만 폭행이나 가혹행위가 사라진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에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불순 녹화물를 소유하고 있는지 단속하기 위해 길거리 등에서 수시로 휴대전화를 검열하고 주민들의 통화를 감청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북한에서 충분한 식량 확보가 어려워 계층·경제 수준에 따라 식량 접근이 차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의료 체계도 무상치료제는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의료서비스 비용을 개인이 부담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12년 무상의무교육제도 북한 주민에게 제대로 제공되지 않고 경제력·지역에 따른 교육환경과 격차로 교육기회 불평등이 심각하다.

여성 권리도 보장받지 못해 가정·학교·군대·구금시설 등에서 각종 폭력에 노출돼 있다. 아동이 공개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공개처형 당하는 일도 있으며 장애인의 존재를 불명예로 인식하고 장애인 거주지 이전을 제한하는 조치 등으로 삶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