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도약 ”…프로야구, 희망의 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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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당 144경기…절대 강자없는 4강 6중 구도
WBC 참사에 일탈·뒷돈 파동 · 악재 딛고 새출발·

박병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3-30 14:19:26

암울한 분위기에서 프로야구 42번째 시즌이 막을 올린다.

2023 KBO리그는 4월 1일 오후 2시 LG 트윈스-kt wiz(수원 케이티위즈파크), 롯데 자이언츠-두산 베어스(서울 잠실구장), NC 다이노스-삼성 라이온즈(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한화 이글스-키움 히어로즈(서울 고척 스카이돔), KIA 타이거즈-SSG 랜더스(인천 SSG 랜더스필드)의 대진으로 팀당 144경기 대장정의 첫발을 뗀다. 바닥에 떨어진 국제 경쟁력과 공인의 품위를 망각한 일부 인사들의 일탈행위로 정말 보잘것없이 초라해진 현실에도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팬들의 신뢰를 다시 얻고자 출발선에 무거운 마음으로 선다.

4강에 진출해 한국 야구의 부활을 알리겠다던 야구대표팀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졸전 끝에 호주에 지고 일본에 참패한 끝에 3회 연속 1회전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낳았다. 개막을 앞에 두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참패 등 악재에 야구 팬들의 실망감과 분노 지수는 상승했다. WBC의 환희를 KBO리그로 이어가겠다는 야심 찬 계획은 산산조각 났다. KBO리그는 국내용이라는 비판이 쏟아진 것은 당연했다.

WBC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인 23일에는 전 롯데 자이언츠 투수 서준원이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 혐의로 KBO리그에서 사실상 퇴출당했고, 프로 10개 구단 감독과 선수가 한자리에 모여 4년 만에 팬들과 함께 프로야구 개막을 알리는 장인 미디어데이 행사를 하루 앞두고는 장정석 KIA 단장이 박동원과 FA 협상 중 뒷돈을 요구했다는 파문을 일으키고 해임되는 악재가 잇따랐다.

전력상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LG가 1994년 이래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의 한을 풀지, 지난해 정상 등극 직전에서 주저앉은 키움이 첫 우승의 역사를 쓸지도 관심사다.

올시즌 KBO리그는 LG를 필두로 kt 위즈, 키움 히어로즈, 지난해 챔피언인 SSG 랜더스가 4강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야구 전문가들은 ‘4강 6중’ 구도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4강 팀에서 부상 선수가 속출하고 6중 팀이 자유계약선수(FA)와 외국인 선수로 전력을 보강했기 때문에 그 격차는 크지 않을 듯 하다.

▲30일 거행된 2023 프로야구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각 구단 감독들이 파이팅을 외치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해 하위권이었던 한화 이글스, 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 등이 약팀으로 분류되지 않은 이유다. 3년 내리 최하위에 머문 한화가 시범경기 1위(9승 3패 1무)의 기세를 정규리그에 이어갈 수 있느냐도 흥밋거리다. 이들 팀은 비시즌에 양의지(두산), 채은성(한화), 노진혁·유강남·한현희(이상 롯데) 등을 영입하며 뜨거운 스토브리그를 보냈다. LG는 현재 마무리 고우석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kt에선 핵심 불펜 주권과 김민수가 각각 팔꿈치와 어깨를 다쳤다.

두산이 2015∼2016년 2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이래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해마다 새로운 우승팀이 탄생했다.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기간에도 정규리그는 쉬지 않고 계속된다. 다만, 아시안게임이라는 단기전에서 집중력과 체력을 소진한 선수들이 소속팀에 복귀해서도 제기량을 변함 없이 보여줄지는 알 수가 없어 ‘항저우 변수’가 시즌 막판 한해 농사를 좌우할 수도 있다.

올시즌 사령탑으로 데뷔하는 1976년생 동갑내기 친구인 이승엽 두산 감독과 박진만 삼성 감독의 지략대결도 KBO 흥행요소중에 하나다. 현역시절 한일 통산 626홈런의 금자탑을 쌓은 이승엽 감독은 ‘두산 왕조의 부활', 현대 유니콘스(1996∼2004년), 삼성(2005∼2010년), SK 와이번스(2011∼2015·현 SSG 랜더스)에서 활약하며 5차례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국민 유격수‘라는 애칭을 얻은 박진만 감독은 ’삼성 명가 재건‘이라는 눈앞의 꿈과 함께 KBO리그 부흥이라는 공통의 목표도 있다.

경기 진행 속도도 한층 빨라진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가 타자와 투수의 타격과 투구 준비 시간을 엄격하게 제한하기 위해 도입한 ‘피치 클록’은 아니어도 KBO리그 역시 '더 빠르고 재미있는' 야구를 위해 변화에 나선다. 지난해 스트라이크존 정상화와 스피드업 규정을 강화했던 KBO리그는 2022시즌 3시간 11분으로 3분 빨라졌지만 올해는 3시간 5분으로 6분을 더 단축하는 게 목표다.

올해 가장 달라지는 사항은 잦은 이동으로 선수들의 불만을 산 2연전이 폐지된 점이다. 홈과 원정에서 72경기씩 치르던 일정도 바뀐다. 이에 따라 SSG, kt, 롯데, 두산, 한화 등 5개 구단이 올해 홈 73경기·원정 71경기를 치른다. 내년에는 키움, LG, KIA, NC, 삼성이 홈에서 두 경기를 더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