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인건비 3% 늘렸지만… 고용은 0.6%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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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CXO연구소, 주요 대기업 120곳 인건비·고용·평균 연봉 현황 분석
작년 임직원 숫자, 전년 比 4560명 줄어… 인건비는 2조4011억 원 ↑
임직원 평균 연봉 1억 원 넘어… 임직원 1인당 평균 연봉 568만 원 ↑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3-30 13:56:59

▲ 국내 주요 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전경. ⓒ스카이데일리

국내 주요 대기업 120곳의 지난해 임직원 인건비가 전년 대비 2조 원 넘게 증가했지만 고용은 되레 5000명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인건비는 늘어났는데 고용은 줄다 보니 임직원에게 돌아가는 1인당 평균 연봉은 6% 정도 상승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같은 내용의 ‘국내 주요 120개 대기업 2019~2022년 4개년 인건비·고용·평균 연봉 비교’ 분석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120개 대기업은 주요 12개 업종별 매출 상위 10위 내에 포함되는 기업들이 해당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120개 주요 대기업의 지난해 기준 임직원 숫자는 총 77만2068명으로 집계뙜다. 전년(77만6628명) 대비 4560명(0.6%↓) 줄어든 수치다.

고용이 줄어든 반면 임직원에게 지급하는 인건비 규모는 꾸준히 다. 임직원 총 인건비는 2019년 당시 64조3282억 원에서 2020년 66조2873억 원으로 늘어나더니 2021년엔 74조7720억 원을 기록하며 70조 원대를 넘어섰다. 그리고 지난해엔 77조1731억 원으로 재작년 대비 3.2%(2조4011억 원) 늘었다.

1년 새 인건비가 2조 원 이상 상승했지만 실제 고용 일자리는 거꾸로 4500곳 이상 감소했다. 대기업에서 인건비가 증가하면 직원 수가 많아진다는 고용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방증한 셈이다.

2021년 대비 2022년 기준 주요 120개 대기업의 인건비가 3% 넘게 늘어날 때 고용은 0.6% 수준으로 감소하다 보니 임직원 개인에게 지급되는 연봉 수준은 자연스럽게 상승했다. 실제로 2021년 9628만 원이었던 임직원 평균 연봉은 지난해 1억196만 원으로 1억 원 대를 넘어섰다. 금액으로 치면 임직원 1인당 평균 568만 원 정도씩 지갑이 두꺼워진 셈이다.

각 업종을 대표하는 매출 상위 10개 기업 중 지난해 임원 평균 보수가 가장 높은 곳은 전자 업종이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이 포함된 전자 업종에 속하는 대기업의 미등기임원 1인당 급여액은 6억1336만 원으로 조사됐다. 다음으로는 카카오·네이버 등이 포함된 정보통신 업종에 있는 임원 연봉이 4억9208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자동화와 기계화 시스템 도입 증가 등으로 국내 대기업에서 단순히 인건비를 늘려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가 왔다”고 평가하며 “다양한 신사업 발굴 등을 통해 기존에 없던 고용을 늘려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