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 원하면 목·골반 신경 풀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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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희의 자기돌봄 요가

꿀잠을 위한 꿀팁

강윤희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3-30 08:03:13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에 우리 몸은 에너지를 많이 쓴다. 하루에도 20도를 오르내리는 온도 변화를 감당하다 보면 몸이 나른해지고 지치기 쉽다. 이런 봄철이면 유달리 더 피곤한 사람들이 있다. 숙면이 소원인 사람들이다. 그러잖아도 피로하기 쉬운 계절에 밤잠을 설치고 나면 그 좋다는 봄꽃 구경 나들이도 귀찮다.

물론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게 된 데에는 분명한 행동 요인이 있다. 저녁 시간대에 커피나 술을 마셨거나, 낮잠을 잤거나 아니면 속 터지는 일이 있어 마음이 뒤숭숭하다면 이유가 명백하다. 그러나 딱히 짚이는 게 없는데도 잠을 설친다면 답답할 노릇이다. 그럴 땐 목과 골반 부위를 점검해 봐야 한다.

필자는 나이 서른 무렵까지 환절기면 식곤증과 불면증이 심해지고 감기를 달고 살았다. 그러다가 요가 수련을 시작한 지 겨우 한 달여 만에 잠을 깊게 잘 수 있게 되었다. 나로서는 깜짝 놀랄 만한 일이었다. 숨쉬기도 편안해지고 잠을 잘 자게 된 이유가 뭘까.

그 비결은 신경계에 있다. 신경(神經)의 ‘신’자는 한자어로 ‘귀신 신(神)’자를 쓴다. 신경의 모양이 귀신의 숱 많고 긴, 백발을 닮아서다. 우리 몸은 그야말로 신경 덩어리다. 이 신경 네트워크의 연결이 원활하면 잘 쉬고 잘 잘 수 있다.

다양한 신경계 중에서 부교감 신경은 때가 되면 졸리게 만드는 신경이다. 이 신경은 ‘제 할 일을 알아서 하는 자율적인 신경’, 즉 자율신경계에 속한다. 부교감 신경의 기능은 에너지를 보존하는 것이다. 에너지를 덜 쓰려면 몸을 편안한 휴식 상태로 유지시켜야 하니 잘 자는 건 부교감 신경의 핵심 미션 중 하나다.

부교감 신경이 이 임무를 잘 수행하지 못하면 인체 시스템의 흐름이 꼬이게 된다. 호흡·소화·맥박·수면 등 생명 유지의 근간이 되는 기능들에 문제가 생긴다. 즉 몸의 전체 균형이 깨지게 된다. ‘꿀잠 자기’의 소원을 이루는 것도, 가성비 높은 재충전도 부교감 신경에 달려 있다.

이 부교감 신경의 근거지는 등뼈(척추)의 위쪽 끝과 아래쪽 끝이다. 척추의 위쪽 끝은 목뼈(경추) 1번 부위이고 아래쪽 끝은 꼬리뼈(미추) 부분이다. 이 위치에 착안하여 ‘등 면역’의 저자인 의학박사 서재걸은 부교감 신경을 ‘목·꼬리 신경’이라고 쉬운 말로 표현한다.

인구의 20%가 수면장애 …등 전체를 마사지해도 효과적

그러므로 숙면을 취하려면 목·꼬리 신경이 활기차야 한다. 그러려면 목과 골반 부위의 근육을 풀어 주는 것이 순서다. 신경은 근육 속에 있기 때문에 근육 풀기는 곧 신경 풀기다. 먼저 ‘목 부교감 신경’ 구역부터 풀어 보자.

목 부분의 부교감 신경 위치는 정확히 말하면 머리에 가까운 목 부분이다. 그러나 목 전체를 풀어야 한다. 머리를 앞으로 빼고 구부정하게 앉는 잘못된 자세로 목 옆과 뒤 근육의 긴장도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목을 풀어 주는 방법은 지압·마사지·스트레칭 순이다. 머리뼈 바로 아래 라인과 목 뒤·옆 근육을 엄지손가락이나 지압 도구로 꾹꾹 누르고 긁어 준다. 아로마 오일 같은 마사지용 오일이 있다면 수시로 발라서 열이 나도록 손으로 문질러 주는 것도 굳은 근육을 푸는 데 도움이 된다.

▲ 뒤통수 라인에 엄지손가락을 얹고 꾹꾹 눌러 목을 풀어 준다. (게티이미지뱅크)

이제 좌우의 목빗근(흉쇄유돌근)을 찾는다. 먼저 머리를 한쪽으로 45도 정도 돌린다. 귀 바로 뒤에서부터 쇄골의 가운데 부분을 향해 사선으로 내려가며 손가락을 대면 돌출된 부분이 길게 만져진다. 그 목빗근을 엄지와 검지로 크게 꼬집듯이 잡았다가 놓아 주기를 반복한다. 반대쪽도 같은 방법으로 지압해 준다. 통증이 클수록 부교감 신경의 기능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다음은 목빗근 스트레칭이다. 먼저 머리를 왼쪽으로 조금 돌린 다음, 왼 손바닥을 오른쪽 쇄골 아래 부분에 대고 누른다. 이제 턱을 비스듬히 위쪽으로 들어올린다. 오른쪽 목빗근 부위가 스트레칭 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좌우를 교대로 몇 차례 반복한다.

꼬리뼈를 담고 있는 골반을 풀 때는 테니스공이나 테라피용 볼을 대고 굴리는 방법이 쉽고 효과적이다. 골반을 풀고 나면 엉덩이 근육을 스트레칭 하는 동작을 시도한다. 무릎을 꿇고 엎드려 팔을 앞으로 나란히 뻗은 채 꼬리뼈를 뒤로 밀어낸다고 의식하며 골반을 좌우로 조금씩 부드럽게 움직인다. 이는 요가의 아기 자세와 유사하다.

우리나라 인구의 20%가 수면장애를 겪고 있다고 한다. 질 낮은 수면이 치매의 주요 원인이라고 밝혀졌다. 잠을 잘 자는 것이야말로 보약인 셈이다. 수면의 질을 높이려면 목과 골반을 풀어 주어야 한다는 걸 기억하자. 잠자리에서 목·꼬리 신경 구역뿐만 아니라 등 전체를 공으로 굴려도 좋다. 등이 바닥에 착 달라붙으면서 잠드는 시간이 몇 배나 더 빨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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