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잔치’ 금융사, 1년 새 점포 740곳 닫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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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389곳·보험사 365곳 정리… 인력 5000명 감축
업무 디지털 전환 탓… 고령층 앱 간편화 나서기로

임진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3-28 13:36:25

지난해 은행권 등 금융사들이 역대급 실적으로 직원들에게 고액의 성과급을 지급해 비판 여론이 일어난 가운데 국내 금융사들이 최근 1년 새 점포 740곳을 없애고 직원 수도 1500명 가까이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기준 은행·증권사·보험사·카드사·종합금융사 등 금융사의 점포 수는 1만5630개로 2021년 9월 말의 1만6370개에서 740개 줄었다.

업권별 점포 수 감소 규모는 은행 점포가 2021년 9월 말 6488개에서 지난해 9월 말 6099개로 389개가 줄어 감폭이 가장 컸다. 다음으로는 보험사(365개), 증권사(38개), 상호저축은행(10개), 신협·농수산림조합(3개) 순이었다.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 자산운용사의 점포는 486개로 전년 대비 77개 늘어 모든 금융업권 가운데 유일하게 점포 수가 증가했다.

금융사 종사자 수는 지난해 9월 말 38만6288명으로 1년 전의 38만7786명에 비해 1498명이 감소했다.

금융업권 별 직원 수는 은행이 2636명, 보험사가 2305명을 줄이는 등 은행과 보험사를 합쳐 5000명 가까이 감소했지만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직원이 각각 995명과 1573명씩 늘면서 금융사의 전체적인 감축 규모를 일부 상쇄했다.

같은 기간 상호저축은행은 786명 증가했고 카드사·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사는 421명 늘었다.

종합금융사와 신협의 임직원도 같은 기간 각각 29명과 149명씩 증가했다. 반면 농수산림조합은 510명이 줄어 대조를 이뤘다.

이처럼 국내 금융회사의 점포와 임직원 수가 줄어든 것은 디지털화에 따른 비대면·온라인 영업 확대로 오프라인 영업 창구와 직원이 많이 필요하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업무의 디지털화와 인공지능(AI) 활용 확대 등으로 비대면 상품이 늘어나고 있어 점포와 인력이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추세”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점포·인력 축소에 대해 지난해 연봉의 최대 60%까지 성과급을 지급했던 금융사들이 수익 올리기에만 치중해 고령층 등 금융소외 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외면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등 금융당국은 올 한 해 은행 점포 폐쇄 현황을 지속해서 점검하고 공동 점포 및 이동 점포·우체국 창구 제휴 등 대체 수단 활성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또 당국은 금융사에 점포 폐쇄 전 안내를 강화하도록 하고, 비대면 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 금융소비자 등의 금융 접근성 제고를 위한 저축은행 등의 프리뱅킹 서비스 확대를 유도할 예정이다. 이는 금융소비자가 창구에서 다른 저축은행의 입출금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특히 ‘고령자 친화적 모바일 금융앱’의 올해 상반기 은행권 도입을 계기로 이를 증권·보험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의 사회적 역할을 강화해 고령층 등 취약계층을 위한 금융 상품과 서비스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jy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