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일대일로’ 추진 과정서 2400억 달러 구제금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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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하버드 케네디스쿨 등 연구결과… 아르헨 1118억 달러로 최대 규모

한원석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3-28 15:37:14

▲ 지난해 8월 홍콩에서 열린 제7회 일대일로 정상회의의 전시 부스 (홍콩 EPA=연합뉴스)

중국이 ‘일대일로’ 추진 과정에서 22개국에 모두 2400억 달러(약 314조 원)의 구제금융을 제공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대일로’는 중국이 아시아와 아프리카·유럽을 육해공으로 잇는 경제벨트를 구축하겠다는 내용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취임 이후 중점적으로 추진한 정책이다.

28일 로이터 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은 세계은행·하버드 케네디스쿨·에이드데이터(AidData) 연구소·킬 세계경제연구소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1년 사이 구제금융의 거의 80%가 아르헨티나·몽골·파키스탄을 포함한 개발도상국에 이뤄졌다. 개도국의 인프라 구축을 위해 중국이 수천억 달러를 빌려줬지만 많은 프로젝트가 배당금을 지불하지 못하면서 2016년 이후 대출이 감소했다.

세계은행 전 수석 이코노미스트이자 이번 연구 저자 중 한명인 카르멘 라인하트는 “중국은 궁극적으로 자국 은행을 구하기 위해 구제금융 대출이라는 위험한 사업에 뛰어 들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중국의 해외 대출 포트폴리오에서 부채 더미에 앉은 국가에 대한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5% 미만에서 지난해 60%로 급격히 불어났다.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가 1118억 달러로 가장 많았고 파키스탄이 485억 달러, 이집트가 156억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9개국은 10억 달러 미만을 빌렸다.

중국 인민은행(PBOC)의 스와프 라인은 수리남·스리랑카·이집트 등을 포함한 구제금융에서 1700억 달러 규모를 차지했고 중국 국영은행의 브리지론이나 국제수지 지원 규모는 700억 달러였다. 두 종류 대출의 롤오버(만기 이월)는 1400억 달러였다.

보고서는 일부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 수치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PBOC 스와프 라인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비판했다. 보고서 저자 중 한 명이자 미국 윌리엄 앤 메리 칼리지 산하 에이드데이터 연구소장인 브래드 파크스는 “중국의 구제금융은 불투명하고 조정되지 않았다”말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긴급 구제금융 대출의 90%를 위안화로 제공하면서 기축통화의 지위를 노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파크스 소장은 “몽골 등 몇몇 국가는 현재 외환 보유고의 상당 부분을 위안화로 대체한 상태”라고 전했다.

또한 구제금융 대출이 중국 은행의 대차대조표에 미치는 위험 때문에 대출의 80%가 중간 소득 국가에 주로 집중되는 반면 저소득 국가에는 유예 기간과 만기 연장이 제공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중국은 잠비아·가나·스리랑카를 포함한 국가들과 부채 구조 조정을 협상하고 있는 가운데 협상을 지연시키는 것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이에 대응해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도 부채 탕감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원석 기자 wsha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