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순이익 반토막… 지난해 4조5131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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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부진이 원인… 수수료 급감에 주식·채권 매매도 손실
평균 순자본비율 전년比 35.3%↓…금감원 “리스크 면밀 감시”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3-23 13:54:35

▲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권사 58사의 당기순이익은 총 4조5131억 원으로 전년(9조896억 원) 대비 50.3%(4조5765억 원) 감소했다.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국내 증권사의 순이익이 1년 전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주식 거래대금이 줄어들면서 수탁수수료가 크게 감소한 영향이다. 금리인상·주가하락 등의 영향으로 주식·채권매매 이익도 축소됐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권사 58사의 당기순이익은 총 4조5131억 원으로 전년(9조896억 원) 대비 50.3%(4조5765억 원) 감소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5%에서 5.8%로 6.7%p 줄었다. 58곳 중 46개사의 실적이 전년 대비 악화됐다. 12개사는 실적을 개선했다. 당기순손실을 시현한 증권사는 11개사로 전년(5개사) 대비 6개사 늘어났다.

주요 항목별 손익현황을 보면 증권사 수수료수익은 13조185억 원으로 전년(16조8049억 원) 대비 22.5%(3조7864억 원) 줄었다. 이 중 수탁수수료는 주식거래대금이 감소하면서 8조708억 원에서 5조109억 원으로 37.9% 빠졌다. 그 밖에 투자은행(IB)부문수수료(4조8388억 원)는 1년 전보다 6.8%, 자산관리부문수수료(1조1633억 원)는 15.1% 감소했다.

증권사 자기매매손익은 6조1274억 원으로 전년(4조9487억 원) 대비 1조1787억 원(23.8%) 증가했다. 파생관련손익(5조1526억 원)이 1년 새 375.6% 늘어난 덕분이다. 반면 주식관련손익(3371억 원)은 80.2%, 채권관련손익(6377억 원)은 70.5% 감소했다.

증권사 기타자산손익은 1조1669억 원으로 전년(4조5218억 원) 대비 3조3549억 원(74.2%) 줄어들었다. 외환관련손익(2268억 원)은 49.7% 증가했지만 펀드관련손익(-2조6124억 원)은 407.5% 감소했다. 판매관리비는 10.2% 줄어든 10조8543억 원을 기록했다.

재무상황도 악화됐다. 증권사의 자산총액은 608조 원으로 전년 말(621조 원) 대비 13조 원(2.1%) 감소했다. 투자자예치금이 감소한 데 이어 금리 상승 등에 따라 회사채 보유액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부채총액은 전년 말(543조4000억 원) 대비 15조6000억 원(2.9%) 줄어든 527조8000억 원을 기록했다. 예수부채·RP매도 등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반면 자기자본은 80조2000억 원으로 전년 말(77조6000억 원) 대비 2조6000억 원(3.4%) 증가했다.

재무건전성도 흔들리고 있다. 작년 말 전체 증권회사의 평균 순자본비율은 708.9%로 전년 말(744.2%) 대비 35.3%p 하락했다. 평균 레버리지 비율도 635.8%에서 619.3%로 16.5%p 떨어졌다. 다만 순자본비율·레버리지 모두 규제비율(100%·1100% 이상) 수을 충족했다.

금감원 측은 “지난해 증권사 당기순이익은 위탁매매수수료 감소, 이자비용 증가 등으로 전년 대비 대폭 감소했다”며 “올해에도 미국 긴축정책 장기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등 글로벌 경제 불안요인이 국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확대시킬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금감원은 대내외 잠재리스크 요인이 증권사 수익성 및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 분석하는 한편 부동산 익스포져(위험노출액) 관련 부실이 유동성리스크로 전이되지 않도록 증권사 유동성 현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 자본규제 및 유동성규제의 실효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며 “부동산 익스포져에 대한 순자본비율 산정 기준을 개선하고 증권사 유동성리스크 관리체계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