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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인 인터뷰] 이남수 인슈딜 대표
“연금보험, 해약 말고 프리미엄 받고 파세요”
연금보험 가치 평가… 매도·매수자 중개 플랫폼 ‘인슈딜’ 운영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3-29 00:05:01
▲ 이남수 대표는 연금보험 해지를 원하는 계약자와 가입을 원하는 수요자 간 매매를 중개하는 플랫폼 인슈딜을 2021년 6월 설립했다. [사진=남충수 기자] ⓒ스카이데일리
 
“연금보험에 가입한 분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연금보험 계약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닥칠 수 있잖아요. 그럴 때 계약자 대부분은 보험계약을 해지해 해약환급금을 받는 것을 선택하죠. 너무 아깝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연금보험 양도에 주목했죠. 인슈딜은 연금보험 계약자와 수요자를 중개해 계약자를 변경하는 서비스예요. 이를 통해 계약자는 해약환급금보다 많은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고 수요자는 초기에 들어가는 사업비를 절약할 수 있죠.”
 
연금보험은 은퇴 후 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는 생명보험 상품이다. 일정 기간 보험료를 납입하고 10년 이상 유지하면 약정한 금액을 연금으로 지급한다. 고령화에 따라 노후 준비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많은 이들은 연금보험 등을 해지하고 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국내 생명보험사의 해지 환급금은 39조 원에 달했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치다.
 
문제는 해약환급률이 높지 않아 중도 해약 시 납입한 보험료보다 적은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핀테크 기업 인슈딜이 나섰다. 인슈딜은 연금보험 해지를 원하는 계약자와 연금보험 가입을 원하는 수요자를 연결해 매매·중개하는 플랫폼이다.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서울 성동구 인슈딜 사무실을 찾아 이남수 대표(45)를 만났다.
 
시간에 대한 보상을 투자로 맞바꾸는 보험금융 솔루션
 
인슈딜의 서비스는 ‘해약하지 말고 프리미엄 받고 팔아라’ 라는 이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인슈딜은 상법 773조와 민법 449조에서 명시한 ‘보험계약 양도’에 근거해 보험계약 매도자(계약자)와 매수자(수요자) 간의 매매를 중개한다. 여기에  단순히 중개 서비스에만 그치지 않는다. 계약자에게 연금개시 전 예상적립금이나 총 연금수령액 등을 알려준다. 또 연금보험의 매매가치(해약환급금+프리미엄)를 분석해 계약자가 연금보험을 유지할지 양도할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연금보험은 미래에 그 효력을 발휘하는 금융상품이라서 긴 시간 투자를 담보로 하기 때문에 투자 원금을 회수하기 어려운 구간이 존재해요. 인슈딜은 이 같은 배경 아래 연금보험 분석을 통한 미래연금 시뮬레이션과 매매가치 평가 알고리즘, 보험의 주인인 계약자를 변경할 수 있는 보험의 특이점을 활용해 새로운 계약자를 찾아 계약이 유지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죠.”
 
이 대표는 두 번의 엑시트(기업 매각)를 경험한 연쇄 창업가다. 이번이 세 번째 창업이다. 그는 대기업에서 10여 년 근무한 후 2011년 창업에 발을 디뎠다. 대학교에서 전공한 시각디자인을 살려 사용자 경험(UX)·디자인(UI) 관련 사업을 추진했다. 2015년에는 거점형 커뮤니티 카셰어링 서비스 플랫폼인 ‘링커블’을 창업해 2년 반 만에 인수합병에 성공했다.
 
몇 년간의 공백기를 거쳐 2021년 6월 연금보험 매매 플랫폼 인슈딜을 세웠다. 자신의 경험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착안했다. 2년 전 경제적인 이유로 보유 중인 연금보험 2개를 해지했을 때다. 둘 중 하나는 비과세 혜택 조건인 10년 유지까지 8개월이 모자라 이자 소득세를 내고 납입금을 돌려받았다. 나머지 하나도 원금 손실을 감수하고 해지할 수밖에 없었다.
 
그 과정에서 연금보험을 해지하지 않아도 계약상의 권리를 제3자(타인)에게 양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금융감독원은 몇 년 전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물론 이 같은 양도 행위를 법적으로는 허용하고 있지만 실상은 달랐다. 보험사에 따라 계약자를 변경할 수 있기도 하고 안 되기도 했다. 연금보험 양도 시스템이 업계 내에서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것이다.
 
▲ 이남수 대표는 경제적인 이유로 보유 중인 연금보험 2개를 해지할 때 손실을 입은 자신의 경험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착안했다. ⓒ스카이데일리
  
“당시 설계사를 포함해 모든 사람들에게서 ‘조금만 더 버티지 아깝다’라는 말을 공통적으로 들었어요. 이 말에는 시간적 개념인 ‘버틴다’와 경제적 개념인 ‘아깝다’가 공존했죠. 시간을 투자라는 경제적 행위와 맞바꿀 수 있는 플랫폼이 있다면 새로운 보험금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험업계에서 종사한 공동창업자와 함께 연금보험 매매 플랫폼을 시작했어요.”
 
이 대표는 인슈딜 서비스에 대해 계약자·수요자·보험사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계약자는 연금보험에 대한 가치평가를 통해 기존 해약 환급금보다 많은 금액을 회수할 수 있다. 사업비가 상각되는 7년 내 해지할 경우 기납입 원금에서 수수료를 뺀 금액을 돌려받지만 인슈딜은 여기에 프리미엄을 더해 높은 가치로 양도할 수 있도록 한다.
 
“보험을 사들이는 수요자는 연금보험을 새롭게 가입할 때 느낄 수 있는 사업비에 대한 부담을 낮춘 상태에서 계약을 맺을 수 있어요. 이전 계약자가 오랜 기간 사업비를 지불했기 때문이죠. 과거 높은 이율을 적용한 연금보험을 크게 할인된 금액으로 매입할 수 있는데 채권 투자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어요. 복리효과를 비롯해 향후 절세 혜택도 누릴 수 있죠.”
 
보험업계 입장에선 연금보험 양도 플랫폼이 근본적으로 해약을 방어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서 의미가 있다고 봤다. 연금보험 해약 대신 매매를 진행할 경우 계약 유지에 따라 운용자산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확대하는 데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연금보험이 해지되지 않고 유지되는 게 좋긴 해요. 저축성 보험의 월 납입액이 크기 때문이죠. 고객들이 해지하지 않고 보험료를 꾸준히 납부하는 게 운용자산을 늘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 장점이죠. 물론 과거 높은 확정금리가 적용된 상품에서 역마진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험사들이 좋지 않게 볼 수 있지만 그건 일부 상품에 불과해요.”
 
“인지 부족, 비대면 시스템 미흡 등 해결할 것”
 
연금보험 양도의 결정적 요인인 미래·매매가치는 어떻게 산정될까. 이 대표는 미래가치가 고객·상품정보를 기반으로 연금보험을 유지했을 때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수익을 현재로 다시 할인해 추출된다고 설명했다. 매매가치는 해약 환급금을 가지고 신규 연금보험에 가입하거나 은행 예·적금 등 여러 안전자산에 투자했을 때 거둘 수 있는 수익률과 대비해 매긴다.
 
“투자자의 관점에서 연금보험 상품의 상대적인 퍼포먼스를 보여 드리기 위해 매매가치를 산출하고 있어요. 연금보험은 안전자산이잖아요. 매매가치를 통해 기준금리에 연동된 예·적금 등 안전자산과 연금보험을 사기 위해 들어간 돈을 비교해 매입 시 거둘 수 있는 퍼포먼스를 설명하죠. 핵심은 미래가치를 현재로 환원시켜 할인해서 적정한 가치를 부여한다는 것이에요.”
 
▲ 인슈딜은 연금보험을 유지했을 때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수익을 현재로 다시 할인해 미래가치를 추출하고 해약환급금으로 예·적금 등 안전자산에 투자했을 때 거둘 수 있는 수익률과 비교해 매매가치를 산출한다. ⓒ스카이데일리
 
인슈딜 서비스에 대한 금융당국과 보험사의 반응이 궁금했다. 이 대표는 두 집단 모두 이견 없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금융당국은 공적연금의 고갈을 대비하기 위해 사적연금 활성화 방안이 절실하고, 보험사는 줄어드는 계약유지율을 높이기 위한 특별 솔루션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는 해약 방어를 위한 솔루션에 대한 갈증이 커요. 근데 아직 적절한 수단이 마땅치 않죠. 고객이 경제적인 이유로 해약하려고 하면 보험사로서는 약관대출이나 중도인출·계약 유예 외에는 달리 쓸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인슈딜을 통해서는 해지를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유의미하게 보고 있죠. 당국 입장에서도 국민연금 고갈 이슈가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사적연금을 어떻게 활성화시킬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데요. 인슈딜 플랫폼이 침체된 연금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동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비공식적으로 받기도 했어요.”
 
연금보험 매매를 활성화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로는 인지 부족과 비대면 시스템이 미흡하다는 점, 두 가지를 들었다. 이 대표는 현재 소비자는 물론이고 설계사조차 보험의 계약자를 변경할 수 있다는 것과 보험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해 매매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인슈딜은 생보사 및 초대형 보험대리점(GA)과 협력해 실제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두 번째는 시스템상의 문제예요. 비대면으로 처리하기 어려운 점이죠. 보험은 3대 금융기관 중 비대면 프로세스 도입이 가장 미진한 곳이에요. 매수·매도를 체결해도 유가증권을 거래하듯이 플랫폼에서 모두 처리되지 않죠. 계약자·수요자·설계사 세 명이서 만나 보험사 창구로 직접 가서 서류에 서명하는 등 이것저것 처리해야 해요. 물론 보험을 사는 분 입장에서는 플랫폼을 신뢰할 수 없기에 대면 거래가 낫긴 하지만 매도하는 쪽에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죠. 플랫폼 사업자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생명보험사의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절실하다고 생각해요.”
 
인슈딜은 설립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공인기관들로부터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창업 6개월 만인 2021년 11월 금융위원회가 주최한 ‘핀테크 아이디어 공모전’에 출전하자마자 대상을 수상했다. 작년에는 신용보증기금의 ‘스타트업 네스트’과 우리금융그룹의 스타트업 협력 프로그램 ‘디노랩’에 선발되면서 사업 노하우를 쌓았다.
 
“한 10개월 정도의 개발 기간을 들인 결과 계획대로 작년 12월에 인슈딜 서비스를 론칭할 수 있었어요. 지난해 10월 중소기업벤처부에서 주관하는 민간주도형 예비창업 지원 프로그램 ‘시드팁스’에 선정된 게 서비스를 출시하는 데 도움이 됐죠. 올 1월에 시드 ‘투자 라운드(극초기 스타트업 투자)’를 원만하게 완료했던 점도 성과라고 볼 수 있죠.”
 
이 대표의 계획은 확고하고 뚜렷했다. 단기적으로 보험 양도와 관련한 인지 부족과 비대면 시스템 미흡 등의 과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는 보험증권을 유동화할 수 있는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 할 계획이다. 3년 내로 해지되는 90만 건 이상의 연금보험 중 10% 이상을 매매로 전환해 새로운 보험금융 혁신을 안착시킬 것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관련 사례를 만드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예요. 실제로 얼마나 많은 분들이 인슈딜을 통해 해약에 따른 손실을 극복했는지 숫자로 증명할 생각이죠. 또 보험사에서 약간 민감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보험사가 인슈딜을 통해 계약유지율 문제를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고 자산 증대 효과를 얼마만큼 누릴 수 있는지를 반추해 보여 줄 계획이죠. 보험사가 인슈딜을 통해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숫자로 증명하는 게 이루고자 하는 목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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