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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흑인에 ‘500만 달러 지급’ 제안
노예제·인종차별 속죄 차원… 예산 문제로 통과는 미지수
한원석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3-16 00:03:00
▲ 14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시청 앞에서 열린 흑인 배상 찬성 집회에서 샤만 월튼 샌프란시스코 감독위원이 연설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AP=연합뉴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수세기에 걸친 노예제도와 인종차별에 대한 속죄 차원에서 자격을 갖춘 모든 흑인 성인에게 500만 달러(약 66억 원)를 지급하는 방안이 제안됐다.
 
14일(현지시간) AP 등 외신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시 배상 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배상 방안을 제안했다. 이밖에도 개인 부채와 세금 부담을 없애며 250년 동안 최소 9만7000달러의 연간 소득을 보장하는 등의 획기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이번 샌프란시스코의 배상 권고안 초안에 따르면 배상 받는 사람은 18세 이상으로 10년 이상 공공 서류에 ‘흑인’으로 기재돼 있어야 한다.
 
아울러 배상 대상자들은 8개 기준 가운데 최소한 2가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이 기준에는 △1940~1996년 사이에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거나 이주해 최소 13년 동안 살았을 것 △1954~1973년 사이에 재개발로 도시에서 쫓겨났거나 쫓겨난 사람의 후손일 것 △인종 차별이 완전히 철폐되기 전 샌프란시스코 공립학교에 다녔을 것 △노예의 후손 등이 있다.
 
이를 처음 보고 받은 샌프란시스코 감독위원회는 “도시가 옳은 일을 하는 것을 돈이 막아서는 안 된다”면서 이 제안에 대해 만장일치로 지지의사를 밝혔다.
 
위원회는 제안 비용에 대해 분석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계획이 재정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스탠포드 대학의 후버 연구소에 따르면 흑인이 아닌 가정에 최소 60만 달러의 비용이 든다고 추산했다. 일부 감독위원도 IT산업 침체 속에서 심각한 적자를 감안할 때 샌프란시스코시가 배상금을 감당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에 반대하는 측에서는 흑인을 노예로 삼지 않은 주와 도시에서 배상금을 지불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노예 소유주가 아닌 납세자가 노예가 아닌 사람들에게 돈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반면 이 제안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미국 노예 제도가 공식적으로 폐지된 1865년으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정부 정책과 관행이 흑인을 차별해 왔다고 지적했다. 흑인을 더 높은 비율로 투옥하고 주택 및 기업 대출에 대한 접근을 거부하며 일하고 살 수 있는 곳을 제한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풍부한 데이터와 역사적 증거를 무시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이번 제안은 배상 위원회가 만든 100개 이상의 권고안 중 일부인데다 배상안에 대한 만장일치 지지 표명은 모든 권고안이 채택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샌프란시스코의 흑인 거주자는 한때 도시 인구의 13% 이상을 차지했지만 50년이 지나 6% 미만으로 줄었고 노숙자 중 흑인 비율은 38%에 달한다. 1960년대 재개발로 주민들이 쫓겨나기 전 샌프란시스코의 필모어 지구는 한때 흑인 소유의 나이트 클럽과 상점으로 번성했다.
 
앞서 샌프란시스코 시의회는 백인 경찰관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살해한 사건으로 미국 전체가 들끓는 가운데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주 전체 태스크포스(TF)를 승인한 지 몇 달 뒤인 2020년 말 15명으로 구성된 배상 위원회를 만들었다. 배상 위원회는 금전 보상을 포함한 권고안을 계속 심의하고 있으며 보고서는 7월1일 제출될 예정이다.
 
한편 배상금을 지급한 최초의 미국 도시는 시카고 인근의 에반스턴시이다. 에반스턴시는 자격 요건을 충족하는 사람들에게 주택 수리비와 계약금, 이자나 연체료를 지불했다. 보스턴 시의회도 지난해 12월 배상 연구 TF를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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