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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옥의 열사일침(烈士一鍼)
어딜 감히 ‘문명의 시대’를 거론하는가
정창옥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3-15 11:18:41
 
▲ 정창옥 길위의학교 긍정의힘 단장
한 교수가 액체에 오염된 손수건을 학생들에게 주고 분석하게 했다. 그러자 학생들은 몇 시간 후 자신 있게 설명했다. “손수건에서는 다량의 산소와 두 배에 이르는 수소, 그리고 소량의 염분이 발견되었습니다. 즉 소금물이 묻은 것입니다.” 그러자 교수는 눈빛을 반짝이며 말했다. “그 손수건에 묻은 액체는 멀리 떠나보낸 아들을 그리워하며 흘린 어머니의 눈물이다. 과학은 어머니의 눈물을 분석해 낼 수 없다라고 했다. 파라디의 역설이었다.
 
중국 속담에 하늘에는 비가 내려야 무지개가 뜨고, 인간의 마음에는 눈물이 흘러야 영혼의 무지개가 뜬다라고 했다. ‘사람 뒤에 사람 있다라는 말은 중과 기생은 건드리지 말라는 옛말과 연결된다. 겉모습을 보고 쉽게 판단하지 않는 중국인의 꽌시는 보이지 않는 진정어린 마음이 깊숙이 박혀 있다. 중국어로 눈물은 물 수()’ 자를 쓰지만 눈물방울을 쓸 때는 꽃 화()’ 자를 쓰는 이유다. 가장 순수한 마음을 인간관계에 적용한 문명의 전이였다.
 
1998년도에 출간된 송희식 교수(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의 저서 ‘대공황의 습격’에서 송 교수는 ‘대공황기의 생존전략 49가지’를 제시했다. 그중 22번째 생존전략은 만일 당신이 여유가 있다면 다른 사람을 도와야 한다. 그 작은 도움이 언젠가는 엄청난 은혜로 돌아올 것이’이
 
그리스 서해안의 작은 섬 이카리아는 사람들이 죽는 것을 잊어버린 섬이라고 한다. 그들에게 사생활은 거의 없다. 실업률도 40%가 넘지만 부족함이 없다. 나눔에 익숙해서 쓰고 남은 돈은 언제든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 주는 경제공동체 전통 덕분이다. 이카리아 섬 주민의 수명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야만적인 절체절명의 대공황 속에서 피어난 것은 배려와 나눔을 통한 문명이라는 찬란한 꽃이었다.
 
1996년 영국 총리 토니 블레어는 3가지 우선순위 정책을 발표했다.  첫째는 교육이고 둘째도 교육이며 셋째도 교육이다. 1100년 전부터 시작된 왕실에 대한 자부심과 옛것을 아끼길 좋아하는 전통과 문화는 중용과 절제를 가르쳤다. 무뚝뚝한 외모 속에 날카로운 유머와 따뜻한 친절을 숨기고, 전통을 유지하되 시대의 변화에 끊임없이 적응하는 영국 문화는 세계적 문호를 탄생시키는 자양분이 되었다.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라는 명언을 남긴 윌리엄 워즈워드, 세계적 대문호 셰익스피어, '정글북'의 키플링, '해리포터'의 조안 롤링, '스크루지 영감'의 찰스 디킨스, '반지의 제왕'의 JR 톨킨 등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 팍스 브리태니카(영국에 의한 평화)란 이름으로 100년 이상 세계를 지배한 힘은 옛것을 지키며 아이들을 위한 철저한 교육으로 쌓아 올린 문명의 힘이었다.
 
고대 중국 주나라 문왕의 아들 주공 단(周公旦)은 오독(五毒)으로 병을 치료했다. 오독은 황화비소·유비철석·유산동·유화수은·산화철이다. 이 다섯 종류의 치명적 독을 잘 사용해 병을 고친 것이다. 황당무계했지만 최초의 의학전문 서적인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 기록되었다. 이후 전설적인 명의 편작(진월인)은 오독으로 고치지 못할 병이 없지만 절대로 치료할 수 없는 불치병도 여섯 가지가 있다고 했다. 그중 첫 번째가 교만하거나 자만해서 사물의 도리를 따르지 않는 불치병이었다
 
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비서실장이 자살했다. 주변 인물 중 다섯 번째다. 유서에는 이재명 대표는 정치를 내려 놓으시라고 적혀 있다고 한다. 그러자 그는 광화문 개딸(개혁의딸)’ 집회에 나와 검찰의 살인적 압박 수사와 검찰독재 정권을 심판하고 야만의 시대에서 문명의 시대로 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재인을 끌어들이기 위한 교활한 언어적 수사였다. 측근들이 잇따라 죽어 나가도 오로지 남 탓으로 돌리며 문명의 시대를 모욕한 이재명의 교만은 세기의 불치병일 것이다
 
대지 작가로 노벨문학상과 퓰리처상을 동시에 수상하고 고아와 혼혈아·빈곤 아동의 대모였던 펄 벅 여사는 1960년 한국을 방문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 두 가지를 목격했다. 하나는 늦가을 감나무에 농익은 감이 10여 개 매달려 있는 모습이었다. “따기 힘들어 그냥 둔 건가요?” “아니오, 겨울 새들을 위해 남겨 둔 까치밥입니다.” 펄벅 여사는 뒤통수를 맞은 듯했다.
 
또 하나는 해 질 무렵 농부가 소달구지를 끌며 자신의 지게에 볏단을 지고 가는 모습이었다. “왜 소달구지를 타지 않고 볏단을 지고 힘들게 걸어갑니까?” 농부가 말했다. “소도 저와 함께 하루 종일 일했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나요.펄벅 여사는 전율을 느꼈다. 서양 농부라면 당연히 소달구지에 짐을 모두 싣고 자신도 올라타 편하게 갔을 것이다. 그런데 한국 농부는 소의 짐을 덜어주려고 자신도 짐을 졌던 것이다.
 
펄벅 여사는 말한다. “문명의 척도는 그 사회가 힘없는 구성원들을 다루는 방법에 달려 있다.” 그녀의 눈에 자연에 순응하고 연약한 짐승조차 배려하는 한국인은 문명사회의 보석 같은 존재였다. 문명이란 그런 것이다. 그러니 문명의 시대 운운한 이 대표는 그 입 다물라! 어딜 감히 그 더러운 입으로 문명의 척도를 논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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