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새 CEO 후보 ‘윤경림 낙점’… 여권 강력 반발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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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KT 복귀 후 ‘디지코’ 사업 선봉… 구 대표 후계자 평가
여권, KT 대표이사 발표 당시 윤 사장 ‘구현모 아바타’ 지목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3-08 11:57:57

▲ 대표이사 후보로 선정된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 겸 사장 (KT 제공, 연합뉴스)

KT가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 겸 사장을 새로운 대표이사 후보로 낙점했다. 윤경림 후보는 구현모 KT 대표의 기조를 이어 나갈 후계자로 평가받는 만큼 여권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KT 이사회는 7일 이사 전원 합의로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 겸 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하고 정기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KT 이사회는 정관상 대표이사 자격요건과 주요 이해관계자로부터 수렴한 최적의 KT 대표이사상(像)에 대한 의견 등을 고려해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에서 △DX 역량에 기반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 △변화와 혁신 추구 △기업가치 제고 △ESG 경영 강화 등에 중점을 두고 면접 심사를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강충구 KT 이사회 의장은 “윤경림 후보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문성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KT가 글로벌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미래 비전을 명확히 제시했다”며 “또한 임직원들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적 관계를 형성함은 물론, 기업가치 제고와 ESG 경영 강화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았다”고 설명했다.

윤경림 사장은 1988년 LG유플러스의 전신인 LG데이콤에 입사한 후 SK텔레콤의 전신인 하나로텔레콤을 거쳐 2006년에는 KT 신사업 추진본부장으로 스카우트됐다. 이후 KT 미디어부문장과 서비스개발실장을 거쳐 2010년에 CJ 기획팀장 겸 부사장을 지냈다.

윤 사장은 2014년 KT 미래융합 전략 실장으로 복귀했으며 2019년 현대자동차그룹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사업부장으로 옮겼다가 2021년 KT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으로 복귀했다.

윤 사장은 구현모 대표의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략을 이끌며 현대자동차와의 지분 맞교환, CJ ENM의 KT스튜디오지니 투자, OTT 플fot폼 ‘티빙’과 ‘시즌’의 합병 등을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구현모 사장의 디지코 정책을 가까이에서 추진한 인사인 만큼 기존 전략을 그대로 추진할 후계자로 평가된다.

그러나 KT의 이러한 결정은 여의 강한 반발을 살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차기 대표이사 후보 발표 당시 윤 사장을 지목하며 “(윤경림 사장은) 현재 대표 선임 업무를 하는 이사회의 현직 멤버로 출마 자격이 없다”며 “KT 내부에서는 구현모 대표가 수사 대상이 되자 갑자기 사퇴하면서 자신의 아바타인 윤경림을 세우고 2순위로 신수정을 넣으라는 지시를 했다는 소문도 무성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구현모 사장의 연임 포기에도 여권의 압박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는 만큼 윤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 절차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이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한 만큼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할 가능성도 있다.

윤 사장은 소감문을 발표해 정부 정책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사장은 “KT CEO 후보로 선정된 것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최근 정부와 주주의 우려를 충분히 공감하고 있으며 후보자로서 주주총회 전까지 적극적으로 맞춰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논란이 되는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이슈와 과거의 관행으로 인한 문제들은 과감하게 혁신하고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함으로써 KT가 국민기업으로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