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북부서 미국인 4명 피랍…양국 공동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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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 괴한의 총격 받고 납치돼…현상금 5만 달러
매년 수십만 명 멕시코로 의료관광 가…저렴한 가격 탓

박어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3-07 15:13:03

▲ 멕시코 북동부에서 괴한들에 의해 납치된 미국인 4명이 타고 있던 흰색 미니밴. (AP=연합뉴스)

미국 접경 멕시코 북부에서 미국인 4명이 납치돼 양국이 공동 수사에 나섰다.

6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외신은 3일 의료관광을 위해 멕시코로 여행을 떠났던 미국인 4명이 중무장한 괴한들에게 총격을 받고 납치됐다고 보도했다. 무장 괴한의 총격에 멕시코 시민 1명이 사망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와 멕시코 수사기관은 피랍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발표했고, 괴한들의 신원이나 피해자의 소재에 대한 정보 제공에 현상금 5만 달러(약 6400만 원)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납치된 미국인들은 노스캐롤라이나 번호판을 단 흰색 미니밴을 타고 타마울리파스주 마타모로스를 지나던 중 신원을 알 수 없는 무장 괴한의 총격을 받았다. 이후 미국인들은 차량에 실려 끌려갔다고 알려졌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납치된 미국인들이 의약품을 사기 위해 국경을 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진술은 미국 정부에서 확인된 바 없다.

납치된 4명의 미국인의 이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한 멕시코 관리에 의하면 세 명의 남자와 한 명의 여자가 납치됐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6일 멕시코시티 국립궁전에서 켄 살라자르 미국 대사와 회담을 가졌다. 그는 “미국인들과 괴한들 사이에 대립이 있었고 납치됐다”며 “멕시코 정부 전체가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살라자르 미국 대사는 “국민의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며 “국민의 안전한 귀환을 위해 미국 기관들은 멕시코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납치된 사람들의 가족과 같은 마음이다”라며 “백악관은 이번 용납할 수 없는 폭행과 납치에 대해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BBC는 멕시코 정부가 양국 간 국경을 넘나드는 문제가 불거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납치된 미국인들을 찾는 데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지난 주말 타마울리파스주 주지사와 피랍사건을 의논하기 위해 접촉했다고 말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나는 이 사건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것이 내가 바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랍사건이 발생한 타마울리파스주는 미국 국무부가 범죄와 납치를 이유로 여행자들에게 방문하지 말라고 권고한 멕시코의 6개 지역 중 하나이다. 타마울리파스주는 멕시코 마약 카르텔이 통제하는 구역이 많아 특별히 주의가 필요한 지역이다.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타마울리파스주를 포함한 북부 국경에는 총싸움‧살인‧무장 강도‧납치‧갈취‧성폭행 등의 조직범죄가 빈번하다. 국무부는 “범죄단체들은 국경을 통과하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버스도 목표로 삼고 있으며 법 집행 능력이 제한적인 지역에서 종종 승객을 태우고 몸값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매년 수십만 명의 미국인들이 약 처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국경을 넘어 멕시코로 들어오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박어진 기자 parke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