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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 사단법인 한국동화구연지도사협회
“동화구연은 어린이 정서 안정에 꼭 필요한 ‘비타민’이죠”
올해 20주년 맞은 한동협… 어린이책스토리텔러 자질향상에 기여
아동문학은 ‘감쌈의 문학’… 많이 접한 아이는 ‘말투’부터 달라져
어린이뿐 아니라 시니어, 시각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성취감 부여
권현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3-02 00:05:00
▲ 사단법인 한국동화구연지도사협회(한동협)는 동화를 통한 건전한 정신건강의 고취와 어린이책스토리텔러 능력평가제도 정착을 통한 경쟁력 있는 전문인 육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사진=남충수 기자)
 
동화구연이라고 하면 일반인분들은 동화책만 읽어주는 걸로 알고 계시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요. 수업에는 동화책, 그림책, 동시도 하고 동극 등 아동문학의 장르를 모두 다루고 있어요. 그래서 명칭도 어린이책스토리텔러라고 변경했죠.”
 
사단법인 한국동화구연지도사협회(한동협)는 동화를 통한 건전한 정신건강의 고취와 어린이책스토리텔러 능력평가제도 정착을 통한 경쟁력 있는 전문인 육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200365일 시작해 올해로 설립 20주년을 맞은 한동협은 매년 전국적으로 회원연수 2, 동화구연대회, 사회봉사, 재능기부 등을 통해 어린이책스토리텔러의 자질향상과 아동문학 보급 및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난 성현주 이사장은 목소리에서부터 동화구연’ 전문가라는 걸 느낄 수 있었.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정서적으로 많이 힘들어하고 있는 요즘, 국가 차원에서 남녀노소 구분 없이 동화책 읽기 운동을 했으면 좋겠다는 성 이사장을 비롯해 각 지역 지회장들이 모여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동화구연의 힘정서적 안정과 자존감 향상에 큰 도움
 
협회의 가장 두드러진 업적이라면 어린이책스토리텔러 자격체계 시스템을 구축한 일이예요. 예전에는 동화구연 대회에 입상하면 다음날부터 어린이 교육 현장에 나가서 선생님이 되는 방식이었어요. 아동 문학이 무엇인지, 동화 내용과 작가도 누군지 정확히 알고 나가야 하는데, 단순히 앵무새처럼 구연만 배워서 어린이들 앞에 선다는 것은 너무나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했죠.”
 
어린이책스토리텔러 자질 향상을 위해서라면 필기·실기 시험 과정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설립 뒤 한동협은 국내 최초로 급수별 필기·실기 시험을 통해 자격증을 발급하기 시작했다. 다만 객관성 확보를 위해 양성과정 교육은 하지 않고 누구나 응시 자격이 되면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또 하나 활동 과정에서 잘했다고 느꼈던 것은 시니어스토리텔러 일자리 창출로 이어졌다는 거예요. 2005년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준고령자 일자리창출 사업 아이템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적극적으로 브리핑해 실버텔러를 만들었어요. 그 후 지금은 시니어스토리텔러가 보급화 됐고 활성화되고 있죠.”
 
성 이사장은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막연하게 느낄 수 있는 동화구연의 힘에 대해 설명해줬다. 그는 아동문학이 감쌈의 문학임을 강조하며 동화를 많이 접한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는 삶을 바라보는 시각도 다르고 정서적으로 상당히 차이가 많이 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동화구연은 현대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부분인 정서적 안정과 자존감 향상에 정말 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아동문학은 감쌈의 문학이에요. 아무리 못난 사람도 가치가 있으며 생명의 저울에 달면 잘난 사람이든 못난 사람이든 무게가 같다는 생명 존중 사상이 포함돼 있거든요.”
 
▲ 성현주 이사장은 아동문학이 ‘감쌈의 문학’임을 강조하며 동화를 많이 접한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는 일상생활을 대하는 태도도 다르고 정서적으로도 큰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스카이데일리
 
성 이사장은 동화를 많이 접한 아이는 말투부터 달라진다고 말했다. 최근 인터넷 미디어의 발달로 어린이들이 자극적인 영상에 노출되면서 부정적·폭력적 언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이런 어린이들이 동화를 통해 긍정적인 언어를 사용하게 되는 변화가 있었다는 것이다.
 
동화책 100권을 읽은 아이와 동화책 10권을 읽은 아이의 생각과 말투는 완전히 달라요. 부정적·폭력적 언어가 아니라 긍정적·감쌈의 언어를 사용해요. 언어폭력이 난무하는 시대에 동화책은 그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텍스트죠.”
 
아무리 좋은 동화라도 전달자 없으면 무용지물
 
이 때문에 어린이스토리텔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성 이사장은 강조했다. 좋은 내용의 동화라도 전달자와 효과적인 전달 방법이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게 된다는 것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아무리 좋은 동화라도 전달이 되지 않으면 그건 무용지물이 되는 거예요. 구연이라는 목소리 연기가 상당히 전달력이 좋은데 그러다 보니 아이들에게 책을 접할 수 있는 흥미를 주게 돼요. 일종의 테크닉이라고 볼 수 있는데 아이가 동화를 혼자서 읽었을 때와 동화구연을 통해서 접하게 됐을 때 흡수율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여요.”
 
박수진 부수석지회장은 현장에서 느낀 동화구연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동화구연을 통해 소극적이었던 어린이가 적극적으로 변화했으며 이러한 변화가 가정까지 이어지며 학부모의 감사 인사로 이어졌던 경험이었다.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동화구연을 하는 날에도 맨 끝에 앉아서 싫다는 표정으로 앉아있던 아이가 있었어요. 하고 싶지 않은 아이를 억지로 끌어당길 수는 없으니 앉아만 있게 하고 동화를 들려주고 이야기를 했는데 한 주, 두 주 지나면서 어느새 슬금슬금 저에게 다가오고 있더라구요. 나중에는 정말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이야기하는 모습으로 변화했어요.”
 
사실 외부 강사들한테는 부모님이 따로 오셔서 고맙다는 이야기는 잘 안하세요. 그런데 아이가 다음부터는 뭐든지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됐다면서 아이 부모님으로부터 고맙다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있네요.”
 
▲ 박수진 부수석지회장은 현장에서 느낀 동화구연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동화구연을 통해 소극적이었던 어린이가 적극적으로 변화했으며 이러한 변화가 가정까지 이어지며 학부모의 감사 인사로 이어졌던 경험이었다. ⓒ스카이데일리
 
피할 수 없는 미디어의 변화사람이 대신해야 한다
 
시대의 변화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갔다. 미디어의 발달로 어린이들이 유튜브 등을 통해 영상을 접할 기회가 많아진 것에 대해 성 이장은 피해갈 수 없는 것이라면서도 유아용 미디어콘텐츠는 인형이 아니라 사람이 대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은 그 누구나 미디어 환경에 노출돼 있어요. 1세 유아들도 이미 휴대폰으로 영상을 시청하고 있어요. 그런데 유아들이 시청하는 영상은 애니메이션이 주를 이루고 있죠. 유아들이 인형의 모양과 생활을 보면서 자란다면 현실 생활에 적응하는데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요?”
 
유아들은 특히 사람의 감성, 사람의 마음, 사람의 목소리를 들으며 보고 자라나야 해요. 미디어를 보는 것은 시대의 흐름이니 어쩔 수 없지만 미디어를 통해서도 사람이 한다면 괜찮다고 생각해요. 사람이 나와서 이야기하는 미디어를 더 지향해야 한다는 거죠.”
 
이와 함께 성 이사장은 집에서 동화구연을 직접 해주고 싶은 부모님을 위한 간단한 요령을 전했다. 요령의 핵심은 놀이처럼접근하라는 조언이다.
 
구연을 놀이처럼 하면 돼요. 중요한 건 처음에 부모가 책을 한번 읽어보는 거죠. 매번 책대로 구연하려고 하면 안 되고 캐릭터 생성도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책을 먼저 읽어본 다음 등장인물의 캐릭터를 파악하고 비슷한 주변 인물의 목소리를 대입시켜 아이와 함께 이야기하듯이 읽어주면 가장 좋아요.”
 
동화구연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모두에게 필요한 것
 
나아가 동화구연은 어린이 대상뿐만 아니라 고령자·시니어 대상으로도 진행되고 있다. 실제 노인대학, 요양원, 노인유치원 등에서는 치매예방 차원에서 노인들의 정서적 안정과 말동무, 치유프로그램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정은재 인천지회장은 이와 같이 동화구연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에게 필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저 또한 3세 아이들부터 88세 어르신들께 지도를 하고 있는데 (동화구연이누구에게나 필요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요. 동화 속 이야기를 아이들·어르신들뿐만 아니라 모든 이에게 본인이 이야기한 표현을 들려준다는 것은 본능이 아닐까요.”
 
시각장애인들의 경우도 앞이 보이지 않는 불편함이 있을 뿐이므로 귀로 듣고 동화 내용을 외워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에 가서 아이들 대상으로 이야기 할 수 있어요. 이런 모습 자체가 너무 감동이 되는 일이고 본인들도 시각장애인이지만 뭔가를 해낼 수 있다는 성취감을 느끼고 있어요. 지금은 어르신들 뿐 아니라 시각장애인들도 이 분야에 많이 도전하고 있죠.”
 
▲ 정은재 인천지회장(오른쪽)은 동화구연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에게 필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카이데일리
 
협회를 운영하면서 아쉬운 점도 있었다. 성 이사장은 협회가 비영리사단법인체이기 때문에 코로나19 시기임에도 지원이 없었고 진행하는 사업에 대한 제약도 상대적으로 많아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제가 서울시청 비영리단체 지원사업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현장에 심사도 나가봤는데 한결같이 하는 말이 운영이 너무 힘들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안을 하자면 정부 기관에서 이 공익 사업 활동을 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저희들도 참여할 수 있잖아요. 또 기업에서 정직하게 활동하고 있는 비영리사단법인에 기부를 하면 공익사업활동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코로나19는 협회의 운영 계획과 방향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활성화되면서 앞으로 한동협은 어린이교육 관련 교육 콘텐츠 플랫폼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제는 강사들이 현장에서 교육하는 것은 한계가 있음을 실감했지요. 코로나19를 통해 얻은 변화에요. 협회는 어린이교육 관련 교육콘텐츠를 미디어 교육콘텐츠로 업로드해 국내외 어디서든 유초등 어린이·교사·학부모·시니어 등 누구나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해요.”
 
그런데 강사들이 현장중심의 강의를 했기 때문에 영상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더군요. 때문에 올해는 정부지원사업에 참여해 교육콘텐츠 제작시스템을 구축해 마음껏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놓고자 해요. ”
 
끝으로 성 이사장은 어린이책스토리텔러는 우리나라 국민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꼭 필요한 사회의 비타민이라고 강조했다.
 
저희 협회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아동문학을 통해 정서적 안정과 자존감 향상, 그리고 우리 함께라는 생각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동문학은 감쌈의 문학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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