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경기 1년째 ‘부정적’… 3월 BSI 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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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조사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 전망치 93.5
10.4p 반등했지만… 12개월 연속 기준치 밑돌아 부진 양상
제조업·비제조업 동반 부진… 반도체 등 전자·통신 낙폭 커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2-21 13:10:39

▲ 국내 주요 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전경. ⓒ스카이데일리

기업들이 내달 경기가 이달보다 나아지겠지만, 열두 달째 긍정적으로 전망하진 않았다. 이에 투자와 고용위축에 따른 실물경제 침체가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3월 BSI 전망치는 93.5를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이달 전망치(83.1)보다는 10.4p 오른 수치이지만, 지난해 4월 99.1로 기준선(100) 아래로 떨어진 이후 12개월 연속 기준선을 밑돌았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경기를 긍정적으로 전망한 기업이 많음을 의미하고,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이달 BSI 실적치는 86.7을 기록했다. 지난해 2월(91.5)부터 13개월 연속 부진한 것인데, 전경련은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장기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업종별로 보면 3월 BSI는 제조업(91.8)과 비제조업(95.7)이 모두 지난해 6월부터 10개월 연속 기준선을 넘지 못했다. 제조업 세부 산업 중에서는 이차전지와 조선 기자재가 포함된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131.3)가 전월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36.1p)하면서, 업황 전망이 크게 개선됐다.

반면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통신장비(80)는 전월대비 낙폭(-5.7p)이 가장 커 업황 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전자·통신장비는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 연속 기준선을 밑돌고 있다. 전자·통신장비가 6개월 연속 부진한 것은 2020년 11월(92.0)　이후 2년4개월 만이다. 반도체 등 관련 제품의 수요 감소 영향으로 풀이된다.

3월 전자·통신장비 재고전망(125.0)도 매우 높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재고전망의 경우 100보다 높으면 재고가 과잉됨을 의미해 부정적인 전망으로 본다. 전경련은 전자·통신장비 전망치 부진 지속과 재고과잉이 겹치며, 국내 최대 수출 상품인 반도체의 수출 감소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비제조업 중에서도 세부 산업 중 기준선을 넘긴 산업은 도·소매 업종이 104.5로 유일했다. 반면 가계소비심리 위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외식 물가마저 치솟으면서 여가·숙박 및 외식 업종은 88.9로 업황이 가장 부진한 업종으로 조사됐다.

투자·채산성 등 조사부문별로 보면 3월 BSI 전망치는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구체적으로 △투자 90.8 △채산성 91.0 △자금사정 92.4 △내수 93.5 △고용 94.0 △수출 95.4 △재고 106.3 등으로 나타났다. 전 부문 부진은 2022년 10월부터 6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기업들의 부정적 경기전망이 지속될 경우 투자와 고용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잇고, 이 경우 실물경제 침체로까지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 세제지원 강화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키고, 노사관계 악화를 초래하는 노조법개정안 논의를 중단해 위축된 기업심리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