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릉 
광주 
제주 
목포 
)
분산 서비스 거부(DDoS·디도스) 공격에 의한 피해 사례가 끊이질 않고 있다. 디도스 공격은 그 특성상 공격자를 찾아 처벌하기 쉽지 않고 완전히 차단하려면 일반 접속자에게 불편을 줄 수밖에 없어서 앞으로도 이 같은 피해가 계속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기업과 보안 전문가 등이 디도스 공격 방비에 힘쓰고 있으나, 갈수록 공격 방법이 다양해지고 있어 뾰족한 수를 찾기 어려운 형편이다.
LG U+ 사용 전국 피시방 피해 잇따라… 정부, 디도스 공격 조사 착수
21일 정보기술(IT)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과 이달 4일 LG유플러스 인터넷망에 접속 장애가 생겼다. 접속 장애는 몇십 분 만에 해결됐으나 인터넷이 멈추면서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LG유플러스는 연달아 일어난 접속 장애의 원인을 디도스 공격으로 추정했다
LG유플러스는 디도스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전사 위기관리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신속한 서비스 복구와 함께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는 공격에 대한 방어체계를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최고경영자(CEO)와 주요 경영진이 참여하는 위기 대응 상황실을 구성하고 본사인 용산 사옥에 구축한 전사 위기 대응 상황실에서 전국 주요 통신국을 총괄 지휘하기로 했다. 여기에 상암·마곡 사옥에 200여 명의 네트워크 부문 관제 및 운용, 정보보호 인력이 비상근무 체계를 가동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디도스 공격이 발생할 경우 트래픽 우회 등 대응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디도스 공격으로 고객분들께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며 “전사 위기관리 TF를 중심으로 한 대응체계를 통해 디도스 공격에 대한 사전 예방 및 대응조치를 차질 없이 수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국민의 삶에 인터넷이 밀접하게 들어와 있는 상황에서 인터넷 접속 장애는 국민들의 삶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지난달 설 연휴 기간에 전국 곳곳의 PC방이 중국·러시아 해커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디도스 공격을 받아 수많은 PC방 사업자가 대목을 놓치는 손해를 입기도 했다.
여기에 LG유플러스처럼 이용자 수가 큰 인터넷 사업자에 대해 디도스 공격이 진행된다면 짧은 시간이라고 해도 업무에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업자나 자영업자 등의 피해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도 디도스 공격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6일 LG유플러스에 대한 긴급 특별조사 회의를 소집했다. 홍진배 과기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을 비롯해 보안 전문가와 LG유플러스 네트워크·코드 분석 담당자들이 참석했다.
과기부는 주요 기간통신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기본적인 침해 대응체계를 적절하게 마련하지 못한 탓으로 판단했다. LG유플러스 경영진에게 강력히 경고하는 한편 점검단을 통해 실효성 있는 조치방안을 마련해 LG유플러스가 이를 확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점검할 계획이다.
이종호 과기부 장관은 “이번 일련의 사고를 국민의 일상생활 마비로 이어질 수 있는 엄중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특별조사점검단에서 도출한 결과를 바탕으로 LG유플러스에 책임 있는 시정조치와 미흡한 부분에 대한 조치 이행을 요구하고 다시는 반복된 침해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요 정보통신사업자의 침해사고 대응체계를 개편하는 등 법령 개정을 포함한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방지 대책 세워도 다른 방법으로 공격… 추적·검거도 난이도 상승
디도스 공격(Distributed Denial of Service attack)은 특정 서버나 네트워크 장비에 많은 데이터를 한 번에 발생시키는 방법이다. 이론적으로는 다수의 이용자가 특정 웹사이트에 접속해 새로고침(F5) 키를 연타하는 방식으로도 유사 디도스 공격이 가능하며, 많은 수의 사용자 데이터그램 프로토콜(UDP)을 한 번에 전송하는 방법, 불특정 다수의 PC에 악성코드를 심어 ‘좀비 PC’로 만들어 공격하는 방법 등이 있다.
디도스 공격은 피해를 입힌 후 다시 공격하지 않는 대가로 금전을 요구하거나 랜섬웨어와 결합해 파일을 인질로 잡고 피해 당사자를 협박하는 방법 등으로 사용된다. 단순히 해커의 과시욕이나 해당 기업 또는 기관에 대한 악의로 디도스 공격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기업·정부 기관 등에 대한 디도스 공격 사례는 꾸준히 있었다. 지난해 10월에는 한 중학생이 특정 네이버 카페에 디도스 공격을 실행해 전체 카페 서비스에 문제가 생겼다. 지난해 9월에는 게임 회사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서버가 디도스 공격을 받고 게임 서버가 멈춰 e스포츠 대회 진행이 차질을 빚기도 했다.
좀 더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2015년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의 동아시아 지역 서버가 디도스 공격을 받은 사례가 발견됐고, 2016년에는 미국의 인터넷 호스팅 서비스 ‘딘’에 대한 디도스 공격으로 76개의 사이트에 서비스 장애 현상이 나타났다.
물리적인 제약이 없는 사이버 공격의 특성상 디도스 공격 당사자를 추적해 처벌하기는 쉽지 않다. 경찰청 범죄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정보통신망 침해범죄 중 해킹·디도스 범죄 검거율은 30% 수준이다.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최근 LG유플러스와 같이 큰 회사에 디도스 공격이 발생해 화제가 된 것이지 디도스 공격은 꾸준히 있어 왔다”며 “최근에는 디도스 공격도 계속 발전해서 잡아서 처벌하는 것도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격 사례가 꾸준한 만큼 방어 방법도 꾸준히 연구돼 왔다. 그런데도 디도스 공격이 계속해서 감행되는 이유는 이를 완전히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IT 업계에서 시스템 관리자로 일하는 김시환(31) 씨는 “디도스 공격 방어는 사실 미리 방어한다기보다는 디도스 공격이 왔을 때 공격을 차단하는 쪽에 가깝다”며 “사전에 막을 수는 있지만 그럴 경우 디도스 공격과 관련이 없는 일반 이용자들도 불편해지게 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람들에게 디도스 공격이라고만 전달되다 보니 매번 있는 디도스 공격을 왜 막지 못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디도스 공격의 방법은 많고 매번 새로운 방법이 나온다”며 “수많은 디도스 공격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거기에 대한 시뮬레이션도 진행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어쩌다 공격 측에서 창의적인 방식을 개발하면 한 번은 뚫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디도스 공격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자주 들어오고 그중 대부분을 막지만 막지 못한 한 번이 서버에 장애를 일으키고 밖으로 알려지게 된다”며 “그 한 번에 따른 피해가 클 수밖에 없는 만큼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도 디도스 공격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으니 계속되는 모니터링과 빠른 대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규식 한양사이버대학교 해킹보안학과 교수 “기존에 공격이 있었다면 미리 차단하는 방식으로 막을 수 있지만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방법으로 하는 디도스 공격은 아직 막는 데 문제가 있다”며 “계속해서 모니터링을 진행하면서 빠르게 대처하는 것만이 방법이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디도스 공격을 막는 인공지능(AI) 개발 논의가 있는데 3~5년 안에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100% 정확하지는 않지만 24시간 지치지 않고 모니터링할 수 있고 대응 속도는 기존보다 확실히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