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주 
)
이 책은 저자가 호스피스병원에서 만난 88세인 어르신이 죽음의 문턱에서 생명을 지닌 한 인간으로 존재했던 22일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2020년 11월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생애 말기 죽음을 앞둔 노인들에게 어떤 ‘돌봄’이 필요한가를 알아내기 위해 2021년 1월부터 호스피스병원에 들어가 직접 체험한 것을 기록했다.
드라마틱한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노인은 하루하루 죽음에 가까워지고, 저자는 돌볼 뿐이다. 저자는 노인의 발을 마사지하고, 악몽을 꾸는 그를 위로한다.
마지막까지도 삶은 계속된다. 노인은 집에서부터 써 온 ‘황혼일기’를 병원에서도 계속 쓴다. 저자는 “삶의 마지막 자락으로 가는 하루하루가 특별하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죽음이 가까워진 노인에게 섬망 증세가 찾아온다. 노인은 갑자기 횡설수설하고, 시계를 잘못 본다. 침상을 올리자 비행기에 탄 것으로 착각한다. 하지만 현실과 섬망 사이에서 노인은 말한다. “한 열흘간 일하다 죽었으면 좋겠다.”
이를 보며 저자는 “환자는 당장 죽어도 이상할 것 없는 사람이 아니라 죽음 문턱에서도 끝까지 존중받아야 할 가치 있는 생명을 지닌 인간”이라고 기록한다.
환자와 의료진 간 불통도 놓치지 않았다. 의료진은 “시원하게 소변 좀 보게 해드릴까요”라고 묻고 소변줄을 단다. 그러나 노인은 자신의 몸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나쁜 짓이야”라며 불쾌해한다.
저자는 “의료진이 환자에게 에두르지 말고 정확한 용어로 설명해 줘야 오해를 방지할 수 있다”며 “최소한 신체에 어떤 장치를 하고, 어떤 어려움을 감수해야 하는지는 설명해 줘야한다”고 지적했다.
유성이 작가는 2007년 어머니의 죽음 이후 ‘죽음’에 대한 모든 것을 알기 위한 여정이 시작됐다고 술회한다. 그리고 12년 지나 요양병원에서 임종을 맞은 아버지의 죽음을 지켜보며 인간적인 임종은 무엇인가라는 연구에 박차를 가한다. 현재 가톨릭대학교에서 ‘생명윤리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현대 많은 노인이 요양병원이나 병원에서 고립된 채 죽어간다며 인간적인 생의 마무리를 위해서는 생애 말 ‘체계적인 돌봄’이 사회적 차원에서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한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1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1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