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주 
)
넷마블이 지난해 내놓은 신작들이 모두 부진한 성적을 거두며 10년 만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다수의 자체 지식재산권(IP) 게임을 내놓았지만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IP 경쟁력의 미비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올해 넷마블은 신작 발매를 통해 반등을 노리겠다는 방침이지만 ‘캐시카우’가 될만한 신작 발매 예정이 하반기에 몰려 있어 당분간 힘든 시간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흥행 성과 부족에 재무 악화… ‘미래 먹거리’ 블록체인도 투자 축소
최근 넷마블은 지난해 4분기 19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앞선 분기의 영업손실은 △1분기 119억 원 △2분기 346억 원 △3분기 380억 원으로, 작년 내내 영업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넷마블의 지난해 연간영업이익은 1044억 원으로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넷마블은 지난해 1분기 매출 6315억 원을 기록해 전 분기(7523억 원) 대비 크게 하락했으며 2분기에는 6606억 원, 3분기 6944억 원을 기록했다. 4분기에는 6869억 원으로 하락했다.
넷마블의 실적 부진 원인으로는 신작 흥행 부진이 지목된다. 넷마블은 지난해 4분기 신작 게임 ‘샬롯의 테이블’과 ‘킹 오브 파이터: 아레나’를 출시했으나 흥행에 실패했고 스팀에서 얼리엑세스로 출시된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 역시 아직 이렇다 할 매출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넷마블의 수익성이 악화된 이유는 신작 흥행 성과가 없는 가운데 고비용 구조가 지속됐기 때문이다”며 “경쟁사들 대비 많은 신작 출시는 긍정적이지만 지속 가능한 흥행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고 기존 게임 매출 감소를 커버하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넷마블은 2022년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골든 브로스 △머지 쿵야 아일랜드 △오버프라임 △챔피언스: 어센션 등 신작 게임 대거 출시를 예고하며 기대를 모았다. 여기에 신작 게임 중 상당수에 자체 IP를 사용해 IP 경쟁력 확보를 시도했다.
또한 2022년 ‘A3: Still Alive’ 등 블록체인 게임 6종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자체적인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 구축에도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2022년 발매한 신작들은 매출에 크게 보탬이 되지 못하며 실적 하락을 막지 못했다.
 |
자체 IP를 활용한 게임들도 크게 흥행하지 못하고 있다. 4분기 기준 넷마블의 상위 매출 게임을 보면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가 13%로 가장 비중이 높고 2·3·4위는 △잭팟월드 △캐시프렌지 △랏차슬롯 등이 차지했다. 5위 역시 외부 IP인 ‘일곱개의 대죄:그랜드 크로스’였다.
한편 넷마블 게임 매출 순위 상위권에 지난해 인수한 소셜카지노 게임사 ‘스핀엑스’ 개발 게임이 대거 포함된 것이 눈에 띈다. 소셜카지노 진출을 통해 매출을 확보한 것은 희소식이지만 넷마블은 스핀엑스 인수를 위해 약 2조5000억 원을 투입했으며 이 중 상당수가 외화차입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화차입에 따른 이자 부담으로 넷마블은 지난해 3분기만 2774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적자 규모가 심각한 상황이다.
야심차게 준비했던 블록체인 사업도 투자가 중단되는 모양새다. 넷마블 미국 자회사 ‘잼시티’가 개발 중이었던 블록체인 게임 챔피언스: 어센션은 팀을 분리함으로써 잼시티는 블록체인 게임 사업에서 손을 뗐다.
여기에 넷마블은 지난해 12월21일 넷마블에프앤씨는 산하 메타버스 기업 메타버스월드 인력의 일부를 넷마블에프앤씨로 전환배치하기로 했다. 메타버스월드는 지난해 1월 넷마블이 블록체인 기반 게임 업체 아이텀게임즈와 가상자산 기업 보노테크놀로지스를 인수한 후 통합해 출범한 기업으로 자체 블록체인 메인넷 ‘FNCY’를 운영하고 있다.
블록체인과 메타버스는 게임 산업의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으며 수많은 게임사가 뛰어들었고 넷마블은 적극적인 투자해 나서며 자체적인 생태계 구축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사업의 약점으로 지적되던 수익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실적 악화와 함께 자연스럽게 투자가 축소되고 있다.
신작 효과는 하반기에나… ‘판호’ 발급된 중국 시장도 미지수
넷마블은 계속되는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인건비를 비롯한 관리 쪽 부분의 효율화를 통해 고정비 부담을 줄여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넷마블의 비용 구조를 살펴보면 인건비가 2021년 3분기 1579억 원에서 2021년 4분기 1829억 원으로 상승한 이후 매 분기 1800억 원 대의 인건비를 지출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에는 잼시티 관련 일시적 퇴직 위로금 지급으로 인건비가 2030억 원까지 올랐지만 이는 일시적인 지출로 해석된다. 다만 게임 업계 전체가 최근 연봉 상승이 두드러지면서 인건비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인건비 축소를 강행할 경우 개발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우려가 있다.
넷마블의 분기별 마케팅 비용 역시 지난해 1분기 1128억 원에서 2분기 1444억 원과 3분기 1449억 원으로 증가했다. 넷마블은 마케팅비 증가가 신작 출시에 따른 일시적 증가라고 설명했고 실제로 4분기 마케팅 비용은 1222억 원으로 줄었다. 2023년에도 신작 대거 발매를 앞두고 있고 실적 반등을 위해 신작 흥행이 절실한 만큼 효율화에 나선다고 해도 마케팅 비용이 극적으로 줄어들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 업체가 위기를 극복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신작의 흥행이다. 그러나 신작 출시를 통한 반등도 상반기 내에는 힘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발매한 신작 중 ‘캐시카우’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신작 출시 일정이 하반기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상반기 신작인 ‘모두의 마블: 메타월드’와 ‘하이프스쿼드’는 장르 특성상 단기에 유의미한 실적으로 연결되기 힘들다”며 “기대 신작인 ‘나혼자만 레벨업’과 ‘아스달 연대기’ 출시로 인한 실적 개선은 하반기에 가시화될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넷마블의 또다른 반등 요소로는 중국 시장 진출이 꼽힌다. 지난해 말 중국 국가신문 출판서는 한국 게임 7종에 대한 판호를 발급했다. 이 중 2개는 넷마블의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와 ‘A3: 스틸얼라이브’이며 넷마블 자회사 카밤의 ‘샵 타이탄’도 판호를 발급받았다.
그러나 이 중 ‘A3: 스틸얼라이브’와 ‘샵 타이탄’은 2~3분기 출시 예정이며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는 4분기 출시 예정이기 때문에 수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중국 시장에 게임을 출시해도 흥행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넷마블을 포함해 판호를 발급받은 업체들은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해 확실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넷마블의 신작 출시 또는 중국 시장 서비스에 대한 매출 반등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넷마블 관계자는 “상반기 글로벌 출시하는 ‘모두의 마블:메타월드’는 전 세계적으로 두터운 팬층이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흥행을 기대할 수 있다”며 “그 외의 신작 지스타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하반기 출시작들을 통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넷마블이 그동안 게임 개발 외에 다른 분야에 역량을 분산하면서 생긴 문제점들이 터져 나온 것이라고 진단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넷마블은 이전에 웅진코웨이를 인수하고 메타버스 혹은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드는 등 게임보다는 다른 영역에 관심을 가지는 모습을 보였다”며 “신작 개발에 들여야 할 노력을 다른 데에 쏟고 있으니 개발력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자체 IP 게임을 여럿 발매했다고 해도 제대로 된 결과를 얻지 못한 것은 이러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오랫동안 쌓인 문제가 적자 전환으로 터졌기 때문에 극복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