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家 오너 2·3세 경영 본격화… 승계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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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BGF·롯데·한화, 잇단 승진 통해 경영 전면 나서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2-20 12:21:23

▲(왼쪽부터)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김동선 한화솔루션 캘러리아부문 전략본부장·홍정혁 BGF에코머티리얼즈 대표·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 [사진제공=각 사]

유통업계 오너 2~3세 휴계자들이 잇따라 승진 인사 등을 통해 그룹 내 중책과 신사업을 도맡아 경영 일선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32) CJ제일제당 경영리더는 지난해 임원급 승진 1년 만에 식품성장추진실장으로 또다시 승진했다.

이 실장은 식품사업 성장을 위한 전략기획·신사업 투자(M&A)·식물성 식품 등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 등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았다. CJ의 미래가 그의 손에 달린 셈이다. 재계에서는 이 실장의 향후 글로벌 성과를 토대로 경영권 승계작업을 본격화하는 수준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BGF그룹도 2세 경영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홍석조 회장의 장남 홍정국(40) BGF 사장이 그룹 주력 사업인 유통 부문을 총괄하고 차남 홍정혁(39) BGF에코머티리얼즈 사장이 신규 사업인 소재 부문을 진두지휘하는 형태다.

홍석조 BGF그룹 회장은 최근 보유하고 있던 대량의 주식을 장남·차남에게 넘기는 방식으로 후계 구도를 본격화했다. 아들인 홍정국 BGF 대표이사와 홍정혁 BGF에코머티리얼즈 대표(BGF 신사업담당 겸임)에게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을 통해 다량의 지분을 넘겼다.

홍 회장의 지분은 53.34%에서 32.4%로 낮아지고 두 아들의 지분은 상승했다. 장남인 홍정국 대표 지분은 10.29%에서 20.77%로 차남인 홍정혁 대표의 지분은 0.03%에서 10.5%로 높아졌다. 장남과 차남에게 각각 힘을 실어 준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36) 상무보가 1년 만에 상무로 승진했다. 신사업인 수소에너지·전지 소재 관련 글로벌 협력 및 신사업 발굴에 힘을 써 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담당에선 변동이 없다. 신 상무는 그동안 일본지사에서 근무하며 한국 롯데와는 거리를 뒀다. 2020년 일본 롯데 입사를 시작으로 현재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에서 부장을 겸하고 있다.

올해는 신 회장과 베트남 출장길에 동행하는 모습이 포착돼 경영수업이 본격화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 8월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 주석을 면담하고, 베트남 호찌민 롯데건설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착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3남인 김동선(32)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부문 신사업전략실장도 최근 전략본부장으로 역할이 확대됐다.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부문이 전략본부·영업본부·상품본부 등 3개 본부 체제로 조직을 개편했다. 이때 신규사업 발굴과 추진을 담당해 온 신사업전략실과 전략본부를 통합했다.

신사업 추진뿐 아니라 기획과 인사 등을 맡게 되며 조직 내에서 책임이 커졌다. 앞서 겸직하고 있던 한화호텔&리조트에서도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하며 앞으로 한화그룹의 호텔·리조트·유통 사업은 김동선 본부장이 맡게 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오너 2~3세들이 경영 일선에 나서는 것을 두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영향력을 확대해 승계까지 자연스럽게 이어가려는 포석”이라고 말했다.

김나윤 기자 ny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