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인터뷰
[세상만사]-관악구자원봉사센터
“자원봉사는 결국 나를 위한 베품… 해보면 알게 되죠”
자원봉사 확대 위한 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
“봉사로 다가가면 즐거움으로 오는 행복 느껴”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2-22 00:03:06
▲ 관악구자원봉사센터는 더 쉽고 간편하게 자원봉사를 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힘쓰고 있다. [사진=남충수 기자] ⓒ스카이데일리
 
“제가 식당을 하면서 음식을 많이 만드는데 거기서 단순하게 숟가락 하나만 올려 놓자는 마음에서 봉사를 시작하게 됐어요. 우연히 센터장님을 알게 됐고 봉사단에서 음식을 하는 데 큰 몫을 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갈수록 각박해지는 풍조 속에서 남을 위해 자신의 시간을 쓰고 수고를 하는 자원봉사를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기꺼이 타인을 위한 자원봉사에 나서는 이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 관악구청 내에 위치한 관악구자원봉사센터에서 임현주(59) 자원봉사센터장과 자원봉사자 이규엽(64) 씨를 만나 지역 봉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관악구자원봉사센터는 자원봉사기본법에 따라 1999년 6월19일에 설치돼 23년째 관악구민의 자원봉사활동을 지원하고 수요처 및 단체를 등록하는 업무를 담당해 오고 있다. 전체적으로 자원봉사자의 교육·훈련·배치와 자원봉사생태계 네트워크 허브 기능을 하는 법적 기구다.
 
관악구자원봉사센터는 지역주민들의 자율성과 자발성을 바탕으로 한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지향하면서 지방자치의 정착·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역주민 자율성·자발성 바탕 활동… “자원봉사는 나누는 것”
 
“관악구에 21개 동이 있는데 동마다 자원봉사 활동 거점 역할을 하는 자원봉사 캠프가 있어요. 그분들이 관악구의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돌봄 활동을 하고 있어요. 어려운 사람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어머니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 없는 가정을 대상으로 한 달에 한 번 김치를 가져다 주거나 청소를 해 준다거나 하는 ‘든든해요 엄마예요’라는 활동을 하고 있어요.”
 
관악구 자원봉사센터는 ‘행복한 마마식당’이라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맞벌이 부모의 자녀들이 매주 수요일 오후 5시에 주민 쉼터에 와서 ‘마마봉사단’이 차려 준 밥을 먹고 놀기도 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부터는 65세 이상 어르신들도 참여할 수 있어서 여러 세대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만들고 있어요.”
 
“요즘 맞벌이 가정이 많다 보니 자녀들은 학교가 끝나면 학원으로 가거나 친구들과 놀거나 집에서 있거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요. 대부분 저녁에 부모가 돌아오는데 이러면 식생활에도 문제가 생기고 학원 수업에 치여서 가족과의 관계도 원만하지 않게 돼요. 그런 아이들에게 어머니의 역할을 대신해주는 거죠.”
 
마마식당에서는 세 가지 반찬을 제공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아이들이 한자리에 모이기는 어려워 주로 음식을 배달하는 경우가 많다. 음식 두 가지 정도는 현장에서 직접 조리하고 바로 준비하기 힘든 한 가지는 외부에서 따로 제공을 받는다.
 
▲ 관악구 자원봉사센터는 자발적이고 자율적인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제공=관악구자원봉사센터]
 
관악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규엽 씨는 마마식당에 꾸준히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그는 지역 사회에서 순댓국 나눔을 하다가 자연스럽게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하게 됐다고 한다.
 
“이전부터 나눔 활동을 하고 있기도 했고 또 저희 식당 순댓국 국물이 맛있다는 평도 있었는데 음식 나눔을 담당할 사람이 필요한 것을 알고는 선뜻 우리가 하겠다고 했죠. 관악구에서도 저희 식당이 이런 봉사를 하고 있다고 알아 주셔서 보람을 느끼죠.”
 
“센터장님을 만나서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위해 따뜻한 순댓국 한 그릇 대접하고 싶다고 얘기했어요. 그래서 자원봉사 캠프에서 활동하는 활동가가 한 200분 정도 계시는데 순댓국을 무료로 드렸어요. 그랬더니 자신의 시간과 노력과 돈을 써 가면서 봉사하는데 그동안 누구도 수고했다며 순댓국 차려 준 적은 없었다고 하시면서 눈물 날 정도로 고맙다고 하셨어요.”
 
그동안 활동 중에서 의미 있고 뜻깊은 활동을 하나 뽑아 달라고 요청했다. 2022년은 관악구 자원봉사센터에 뜻깊은 해라면서 홍수로 도림천이 넘치면서 관악구에서도 7000가구 정도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고 했다. 그래서 재난 지역에 설치된 통합자원봉사지원단을 통해 1100명 이상의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해 침수 가정을 도왔다고 전했다.
 
“자원봉사라는 것이 평온할 때는 어려운 이웃에 대한 돌봄으로 시작하지만 긴급한 위기가 닥쳤을 때 현장에 달려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원봉사자들입니다. 코로나19 때도 다른 활동은 모두 중단됐지만 자원봉사자들은 우려를 무릅쓰고 봉사했어요. 올해 몰아친 수해 복구에 관악구 자원봉사센터가 참가했다는 게 참 뜻 깊다고 생각해요.”
 
자원봉사를 하는 이유와 자원봉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에 대해서도 궁금했다. 이주엽 씨는 자원봉사는 남에게 베푸는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자기 자신에게 베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원봉사는 남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나를 위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어려운 사람을 만났을 때 그 사람의 어려움을 극복할 힘이 돼 줬을 때 만족감이 커요. 내가 조그만 것을 베풀어 줬는데도 그 사람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함이 느껴져요. 도움을 받은 것은 다른 사람이지만 즐거움을 얻는 것은 저 자신이라고 생각해요.”
 
“접근이 쉬워야 자원봉사자도 많아져… 자긍심 느끼게 하고 싶다”
 
관악구 자원봉사센터는 자원봉사의 즐거움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관악구 자원봉사센터가 주력하는 방향은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다.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과정이 번거롭고 어려우면 참여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 중 고령자 중에는 컴퓨터나 인터넷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많다. 그런 이들이 쉽게 일감을 찾아내고 스스로 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했다.
 
“행정안전부는 자원봉사활동을 인증하는 1365 포털을 통해 자원봉사 활동을 지원해요. 자원봉사를 하고 나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신청하게 돼 있는데 그 과정이 20~30분이 걸려요.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면 더 오래 걸리죠. 그래서 자원봉사를 원하는 사람이 시작 단계부터 어려워 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도입했어요.”
 
“지금 관악구에서 기본적으로 ‘날개를 단 자원봉사’라는 뜻의 ‘날자’를 하고 있어요. 자원봉사를 하려고 하는 사람 3명만 모이면 '언제 어디서 자원봉사를 하겠다'고 신청하면 돼요. 그 내용이 자원봉사 이념에 맞으면 승인을 받고 봉사활동 후 사진을 찍어서 보내면 자원봉사 시간으로 인정해 줍니다. 처음에는 관악구에서 시작됐는데 이제는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어요.”
 
관악구 자원봉사센터는 자원봉사를 하려는 사람이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준비된 자원봉사활동을 검색할 수 있는 ‘타임스케줄’도 개발했다. 홈페이지에 있는 달력을 통해 준비된 자원봉사활동을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관악구 자원봉사센터는 자원봉사자들이 자긍심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려고 하고 있다. 사진은 인터뷰 중인 임현주(오른쪽) 자원봉사센터장과 자원봉사자 이규엽 씨. ⓒ스카이데일리
 
이처럼 관악구의 자원봉사시스템 개선으로 자원봉사자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2014년에는 자원봉사자가 약 8만 명 등록돼 있었지만 자원봉사자 수는 현재 13만 명까지 늘었다. 이에 더해 실제로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인원수도 두 배 이상으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자원봉사 수요처도 현재 300개를 넘어섰다.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에게 자긍심을 주기 위해 우수 자원봉사증도 만들었어요. 카드 형식으로 된 것도 있고 온라인에서 다운받을 수 있는 것도 있어요. 남을 위해 봉사를 하고 싶지만 시간은 없는 지역 가게들과 제휴를 맺어서 할인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요. 그런 가게에 현판을 달아 놓으면 우수 자원봉사증을 가진 분들이 가서 혜택을 받는 방식이죠.”
 
“관악구 직영 주차장이나 체육시설이 인기가 많고 미용실이나 정육점도 꽤 선호하는 분들이 많아요. 중요한 건 사람들이 단지 할인받아서 좋은 게 아니라 이런 걸 만들어 준다는 걸 더 기뻐해요. 인정받는 느낌이 좋은 거죠. 자원봉사를 하고 싶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고 쉽게 할 수 있고 봉사에 대한 보람도 주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어요.”
 
관악구 자원봉사센터는 시간 위주의 자원봉사 제도를 활동 위주로 개선하려고 하고 있다. 자원봉사를 하고 나서 자원봉사 시간이 아니라 어떤 활동을 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인증하고 공개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인식 변화와 지원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지금의 우수자원봉사제도에서는 1년에 36.5시간을 하면 우수 자원봉사자고 36시간을 하면 우수 자원봉사자가 아니에요. 그렇게 획일적으로 구분하지 말고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것 자체에 즐거움을 주고 싶어요. 예를 들어 자원봉사자들을 대상으로 명예의 전당 같은 것도 생각하고 있어요.”
 
“자원봉사라고 하면 무보수나 자발적 봉사를 먼저 생각하다 보니 ‘자원봉사 하는 데에 무슨 돈이 들어?’ 이렇게 인식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자원봉사자에게 돈을 주는 게 아니라 필요한 재료를 구하거나 점심이라도 한 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무보수’ 인식에서 벗어난 행정이 필요한 거죠.”
 
마지막으로 자원봉사에 대해 한마디로 표현해 달라고 요청하자 임 센터장과 자원봉사자 이씨는 입을 모아 ‘자원봉사는 곧 나의 행복’이라고 답했다.
 
“자원봉사는 자기 자신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일인 것 같아요.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한결같이 그렇게 얘기해요. 자원봉사는 받는 사람에게만 좋은 것이 아니라 내게 더 좋은 것이라고. 내가 누구에게 다가가면 그것이 즐거움으로 다가오는 것을 행복으로 느끼게 돼죠.”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1
좋아요
1
감동이에요
1
화나요
0
슬퍼요
0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새문안로 26 청양빌딩 7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조정진, 편집국장: 고동석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