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 이틀째… 정부 ‘운송개시명령’ 발동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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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곳곳 물류 대란 피해 본격화
정부 운송개시명령 실무적 준비 착수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1-25 14:22:52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총파업에 돌입한 24일 부산 남구의 한 주차장에 운행을 멈춘 화물차가 줄지어 서 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대상 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며 이날 0시부터 총파업에 나섰다. [뉴시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24일 예고대로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와 적용 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정부는 화물연대 2만2000명 조합원 중 43%(9600명)가 총파업 출정식에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다.

화물연대는 총파업 첫날인 24일, 전국 16개 물류거점에서 출정식을 열어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적용 품목 확대를 요구했다.

이봉주 화물연대본부 위원장은 이날 출정식에서 “화물차 교통사고로 1년에 700명 가까운 국민들이 목숨을 잃었다. 화물노동자들은 더는 죽음과 고통을 연료 삼아 화물차를 움직일 수 없다”며 “안전운임제만이 화물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법제도”라고 강조했다.

안전운임제는 과로·과속 등 무리한 운행을 막기 위해 화물 노동자에게 최소한의 운송료를 보장하고, 고시보다 낮은 운임을 지급할 경우 화주에게 5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다. 최저생계비에 못 미치는 운임을 높여 과당경쟁을 막자는 취지로 2020년 3년 일몰제로 도입돼 올해 말 종료를 앞두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이 본격화되면서 인천항 화물 반출입량이 절반 아래로 떨어지는 등 주요 항만의 물동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 업계에선 파업으로 제품 출고가 멈췄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평소 하루 8천t 물량을 출하하는데 이날 파업으로 제품을 전혀 내보내지 못했다.

정부는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24일 수도권 물류거점인 경기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를 방문해 운송을 강제하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밝혔다.

원희룡 장관은 이날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실무적 준비에 이미 착수했다. 이르면 다음 주 화요일(29일) 국무회의 또는 임시국무회의를 열어서라도 주어진 의무를 망설이지 않고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화물연대는 파업 첫날부터 나온 정부의 강경 대응 방침에 강하게 반발했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업무개시명령은 죄형법정주의와 강제노동금지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가게가 이익이 안 나 문을 닫은 것인데, 강제로 문을 열라고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토부가 안전운임제 품목확대와 일몰제 폐지에 대한 논의를 그간 게을리했다”고 비판했다.

현재 정부와 화물연대 간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이들의 강 대 강 대치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